공시지가로 신고한 토지, 여덟 달 뒤 감정가액이 시가가 됐습니다: 소급 감정과 기여분 차감을 모두 배척한 결정 (조심 2026구1480)
아버지에게서 토지 지분을 증여받은 아들이 개별공시지가로 증여세를 신고했습니다. 몇 달 뒤 세무조사가 시작됐고, 국세청은 네 곳의 감정평가액을 평균한 금액을 시가로 보아 세액을 다시 계산했습니다. 아들은 그때는 수정신고를 하고 세금을 더 냈지만, 4년이 지난 뒤 생각을 바꿔 환급을 구하는 경정청구를 냈습니다. 증여일이 한참 지난 뒤에 이루어진 감정을 시가로 삼는 것은 부당하다는 이유였습니다.
조세심판원은 2026년 6월 30일 이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조심 2026구1480 사건입니다. 결정문에는 소급 감정을 둘러싼 오래된 다툼과, 최근 대법원 판결 두 건이 함께 등장합니다. 비주거용 부동산을 공시지가로 신고해 두신 분이라면 한 번 읽어둘 만한 내용입니다.
공시지가로 신고했는데 감정가액으로 다시 계산됐습니다
청구인과 아버지는 원래 주유소 사업을 함께 하면서 그 부지를 각각 절반씩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2021년 3월 15일, 아버지가 자기 몫인 절반을 아들에게 증여했습니다. 대구 동구에 있는 토지로, 면적 합계는 2,754.5제곱미터였습니다.
청구인은 같은 해 6월 30일에 증여세를 신고했습니다. 평가 방법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1조 제1항의 보충적 평가방법, 즉 개별공시지가였습니다. 토지를 증여받았을 때 매매사례가액이나 감정가액이 없으면 공시지가로 신고하는 것이 통상의 실무입니다. 여기까지는 특별할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2021년 11월 5일부터 12월 31일까지 대구지방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있었습니다. 조사청은 네 건의 감정평가를 확보해 그 평균액을 산정했고,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 금액을 토지의 시가로 인정했습니다. 청구인은 2022년 1월 4일 증여세를 수정신고하고 차액을 추가로 냈습니다.
4년 뒤에 낸 경정청구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청구인은 2025년 12월 26일, 소급 감정가액을 기준으로 과세표준을 다시 계산한 것이 부당하다며 추가로 낸 세액을 돌려달라는 경정청구를 제기했습니다. 처분청은 2026년 2월 9일 이를 거부했고, 청구인은 이틀 뒤 심판청구를 냈습니다.
청구인이 든 근거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최근 하급심 판결이었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이 평가기간이 지난 뒤의 감정을 시가 인정 범위에 넣는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에 대해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날 소지를 지적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감정평가서 작성일이 증여일로부터 상당 기간 지난 뒤여서 증여일 현재의 시가를 제대로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사건의 흐름
| 시점 | 일어난 일 | 평가 기준 |
|---|---|---|
| 2021.3.15. | 아버지가 공유 토지의 자기 지분을 아들에게 증여 | 평가기준일 |
| 2021.6.30. | 증여세 신고 및 납부 | 개별공시지가 |
| 2021.11.~12. | 세무조사, 감정평가 4건 확보, 평가심의위원회 심의 | 감정가액 평균 |
| 2022.1.4. | 청구인이 수정신고하고 차액 추가 납부 | 감정가액 평균 |
| 2025.12.26. | 경정청구 제기, 2026.2.9. 거부 | 다툼 시작 |
| 2026.6.30. | 조세심판원 기각 결정, 감정가액을 시가로 본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 | 감정가액 평균 |
쟁점 하나, 평가기간이 지난 감정도 시가인가
상증세법 제60조 제1항은 증여세가 부과되는 재산의 가액을 증여일 현재의 시가로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가로 인정되는 범위는 시행령 제49조 제1항이 구체화합니다. 원칙은 평가기간, 즉 증여의 경우 평가기준일 전 6개월부터 후 3개월까지의 기간 안에 있는 매매나 감정 등의 가액입니다.
문제는 그 뒤에 붙은 단서입니다. 2019년 시행령 개정으로 평가기간이 지난 뒤부터 신고기한 관련 기한까지 사이에 매매나 감정 등이 있는 경우에도, 그 사이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보아 납세자나 과세관청이 신청하면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가에 포함시킬 수 있게 됐습니다. 이 사건의 감정평가서는 증여일로부터 여덟 달쯤 지난 시점에 작성됐고, 바로 이 단서를 통해 시가가 됐습니다.
심판원이 든 세 가지 근거
심판원은 청구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정문이 든 근거는 세 갈래입니다.
첫째, 대법원 2026년 5월 8일 선고 2024두54348 판결을 인용하면서, 소급감정에 의한 가액이라도 요건을 갖추면 시가로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단서 규정이 정한 요건이 모두 충족되고 그 감정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져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한다고 인정되는 한, 시점이 뒤라는 사실만으로 배척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둘째, 위임입법 한계 주장에 대해서는 대법원 2026년 4월 2일 선고 2025두35499 판결을 들었습니다.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는 모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시가로 볼 수 있는 요건을 별도로 구체화하고 명확하게 한 규정이라는 이유였습니다. 청구인이 근거로 삼은 하급심 판결보다 상급심의 판단이 앞선 셈입니다.
셋째, 사실관계 쪽입니다. 처분청이 제출한 시가인정 심의 의뢰서에는 가격산정 기준일과 감정평가서 작성일 사이에 토지의 형질변경 등이 없어 재산의 형태와 이용상태에 동일성이 유지되었고, 주위 환경의 변화도 없었다는 조사자 의견이 기록돼 있었습니다. 동일성이 유지되었다면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은 없다고 봅니다. 청구인은 이를 뒤집을 자료를 내지 못했고, 제출한 것은 개별공시지가 변동 내역뿐이었습니다.
감정평가일과 증여일 사이의 형질변경 사실은 자료로 남겨두십시오. 이 사건에서 승패를 가른 것은 법리보다 이 지점이었습니다.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는 주장은 주장만으로 성립하지 않고, 토지의 형태나 이용상태가 실제로 달라졌다는 구체적 자료가 있어야 검토 대상이 됩니다.
여기서 짚어둘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시행령 단서가 정한 절차는 과세관청 전용이 아닙니다. 조문은 납세자, 지방국세청장, 관할세무서장이 신청하는 때에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칠 수 있다고 적고 있습니다. 즉 자신에게 유리한 감정가액이 평가기간 밖에 있는 납세자도 같은 문을 두드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무에서 이 경로가 잘 쓰이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의 사건에서 납세자가 낮은 평가를 원하고, 평가기간 밖 감정은 과세관청이 먼저 꺼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다만 시세가 뚜렷하게 내려간 국면에서는 방향이 반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사건의 감정은 네 건이었고, 심판원은 그 평균액을 시가로 본 처분을 그대로 인정했습니다. 시행령 제49조 제1항 제2호가 둘 이상의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이 평가한 감정가액이 있으면 그 평균액을 시가로 본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감정이 한 건뿐이라면 이 조문의 요건 자체가 갖춰지지 않으므로, 감정 건수도 다툼의 지점이 될 수 있습니다.
쟁점 둘, 내가 땅값을 올렸으니 그만큼 빼달라
청구인의 두 번째 주장은 결이 다릅니다. 설령 감정가액을 시가로 인정하더라도, 그 가치 가운데 자기 기여로 올라간 부분은 증여재산가액에서 빼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정은 이렇습니다. 청구인은 그 토지를 기반으로 액화석유가스 충전소를 운영하는 사업자였고, 농지 전용과 주유소 용지 인허가를 추진하면서 비용을 부담하고 절차를 밟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기 지분뿐 아니라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지분의 가치도 함께 올라갔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감정가액을 그대로 증여재산가액으로 삼을 경우 자기 노력으로 만든 가치까지 무상으로 이전받은 것으로 계산된다는 논리였습니다.
기여분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유
심판원은 이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상증세법 제31조 제1항은 재산을 무상으로 이전받은 경우의 증여재산가액을 증여재산의 시가 상당액으로 규정하고, 제60조 제1항은 증여일을 평가기준일로 정하고 있습니다. 두 조문을 붙여 읽으면 증여재산가액은 증여일 현재의 시가로 산정하여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기여분을 빼는 계산 단계 자체가 조문에 없는 것입니다.
결정문은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가치상승 기여분을 고려하는 법리는 상증세법 제42조의3처럼 근거 규정이 따로 마련된 경우에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제42조의3은 자력으로 재산을 취득하기 어려운 사람이 특수관계인에게서 재산을 받은 뒤 5년 안에 개발사업 시행이나 형질변경, 인허가 같은 사유로 이익을 얻으면 그 이익을 증여재산가액으로 본다는 규정입니다. 여기에는 통상적인 가치상승분과 재산취득자의 가치상승기여분을 고려해 계산하라는 문구가 들어 있습니다.
말하자면 기여분 개념은 조문이 명시적으로 불러낸 자리에서만 등장합니다. 기여분 차감은 별도의 근거 규정이 있을 때에만 가능합니다. 게다가 청구인은 어떤 비용을 얼마나 썼는지 구체적인 증빙과 금액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법리가 열려 있었더라도 계산할 재료가 없었던 셈입니다.
기여를 주장하려면 비용 지출과 절차 이행을 증빙으로 갖추어야 합니다. 세금계산서, 용역계약서, 인허가 신청 서류, 계좌 이체 내역처럼 시점과 금액이 함께 남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배경에 있는 비주거용 부동산 감정평가
이 사건을 이해하려면 처분청 의견에 나오는 제도 하나를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아파트처럼 유사한 물건이 많고 거래가 잦은 재산은 매매사례가액으로 시가가 잡히지만, 토지나 상가 같은 비주거용 부동산은 비교 대상도 적고 거래도 드물어 시가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기준시가로 평가되면 실제 가치보다 현저히 낮게 잡히는 일이 생깁니다.
과세관청은 이 간극을 메우려고, 일정 규모 이상의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해 신고가 들어오면 감정평가를 의뢰해 시가에 가까운 가액으로 평가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분청은 이를 두고, 오히려 이런 절차가 없으면 아파트를 증여받은 사람만 시가로 과세되고 토지를 증여받은 사람은 낮은 공시지가로 과세되어 조세평등주의에 어긋난다고 설명했습니다.
비주거용 부동산은 공시지가 신고가 그대로 확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신고 금액이 확정 세액이라고 전제하고 자금 계획을 세우면 몇 달 뒤에 곤란해질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이 사건의 토지는 아버지와 아들이 절반씩 나눠 갖고 주유소 사업에 함께 쓰던 부지였습니다. 가족이 공동으로 사업을 하면서 부동산을 나눠 소유하는 구조는 드물지 않고, 언젠가는 지분을 한쪽으로 모으는 순간이 옵니다. 그 순간의 세금은 그때까지 그 땅에 무엇을 해두었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인허가를 받아 용도가 바뀌었거나 형질변경이 끝난 뒤라면 감정가액과 공시지가의 간격이 벌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지분 이전의 시점을 정할 여지가 있다면 그 여지가 곧 절세의 폭입니다. 개발 절차를 마친 뒤에 넘길 것인지 그 전에 넘길 것인지, 증여로 할 것인지 유상 양도로 할 것인지에 따라 계산의 출발점이 달라집니다. 이 사건의 청구인은 절차를 모두 마친 뒤에 지분을 증여받았고, 그 결과 자신이 만든 가치까지 포함된 가액으로 과세됐습니다. 결과를 놓고 보면 순서에 관한 판단이 뒤늦은 다툼보다 훨씬 큰 차이를 만들었을 사안입니다.
실무에서 미리 챙길 것
- 토지나 상가를 증여할 계획이라면 공시지가와 예상 감정가액의 간격을 먼저 확인하십시오. 간격이 크면 감정평가 대상이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 납세자도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과세관청만 쓰는 절차가 아닙니다. 자신에게 유리한 감정가액이 있다면 활용 여지를 검토해 볼 만합니다.
- 증여일과 감정평가일 사이에 형질변경이나 용도 변경, 주위 환경의 큰 변화가 있었다면 사진과 서류로 그 시점을 남겨두십시오.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을 다투는 유일한 재료입니다.
- 공유 부동산의 지분을 정리할 때는 지분 이전 전에 인허가나 개발 절차를 어디까지 진행할지 순서를 함께 검토하십시오. 순서가 세액을 바꿉니다.
- 수정신고로 세금을 낸 뒤 몇 년 지나 경정청구로 되돌리는 경로는 성공률이 높지 않습니다. 다투려면 처음 처분 단계에서 다투는 편이 낫습니다.
이 결정이 남긴 것
이 사건의 두 쟁점은 서로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한 줄로 이어집니다. 증여세는 증여일 현재의 재산 가치에 붙는 세금이고, 그 가치를 어떻게 확인하는지는 법령이 정한 방법과 절차를 따른다는 것입니다. 평가 시점이 나중이어도 절차를 갖추면 시가가 되고, 반대로 납세자가 실제로 기여했더라도 조문이 그 계산을 허용하지 않으면 반영되지 않습니다.
대법원 판결 두 건이 2026년 상반기에 잇따라 나오면서, 소급 감정을 둘러싼 다툼은 당분간 납세자에게 유리하게 흐르기 어려워 보입니다. 다투는 자리는 위임입법의 적법성이 아니라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실제로 있었는지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증여일보다 나중에 받은 감정평가도 세금 계산에 쓰일 수 있나요?
쓰일 수 있습니다.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는 평가기간이 지난 뒤의 감정 등도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가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증여일로부터 여덟 달쯤 지나 작성된 감정평가서가 시가로 인정됐습니다.
공시지가로 신고하면 그대로 끝나는 것 아닌가요?
보충적 평가방법은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쓰는 방법입니다. 과세관청이 감정평가를 통해 시가를 확인하면 그 가액이 우선합니다. 비주거용 부동산은 감정평가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신고 금액이 최종 세액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은 누가 증명해야 하나요?
이 결정에서는 처분청이 심의 의뢰서에 동일성 유지와 환경 변화 없음을 기록해 두었고, 청구인은 이를 뒤집을 자료를 내지 못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다투는 쪽이 구체적인 자료로 뒷받침해야 다뤄집니다.
제가 인허가를 받아 땅값을 올렸다면 증여세가 줄어드나요?
이 사건에서는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무상으로 이전받은 재산의 가액은 증여일 현재 시가 상당액이고, 기여분을 빼는 계산은 상증세법 제42조의3처럼 근거 규정이 따로 있는 경우에 적용된다는 것이 심판원의 판단입니다. 사안마다 사실관계가 다르므로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이미 수정신고로 세금을 낸 뒤에 경정청구로 돌려받을 수 있나요?
경정청구 자체는 가능하지만, 이 사건처럼 처분의 근거가 된 평가 절차에 잘못이 없다고 판단되면 거부됩니다. 다툴 여지가 있다고 보신다면 조사 종결과 수정신고 단계에서 미리 검토하시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마무리
비주거용 부동산의 증여는 신고 시점의 계산과 조사 이후의 계산이 달라질 수 있는 영역입니다. 공시지가와 감정가액의 간격이 클수록 그 가능성도 커집니다. 증여 전에 평가 방법과 세액의 폭을 미리 잡아두면, 이 사건처럼 몇 년 뒤에 되돌리려다 실패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조세심판원 결정례 조심 2026구1480(2026.6.30. 결정)을 정리한 것입니다. 개별 사안의 사실관계와 관련 법령의 개정에 따라 결론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신고나 불복은 전문가와 상담하신 뒤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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