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으로 상속세 신고했더니 국세청이 감정평가를 붙였습니다, 4개 감정가 평균이 시가가 된 사건 (조심 2026서2106)




부모님이 남긴 재산이 아파트라면 상속세 신고는 비교적 단순합니다. 같은 단지, 같은 평형의 매매사례가 널려 있어 시가가 바로 나오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재산이 서울 도심의 오래된 상가건물, 좁은 골목의 토지, 이른바 꼬마빌딩일 때입니다. 이런 부동산은 똑같은 물건이 없어 유사 매매사례를 찾기 어렵고, 그래서 많은 상속인이 개별공시지가나 기준시가로 신고합니다. 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이 분명히 존재하고, 세무 상담을 받아도 대개 그렇게 안내받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이 구조가 크게 바뀌었습니다. 국세청이 비주거용 부동산과 나대지 등을 대상으로 직접 감정평가를 의뢰해 그 감정가액을 시가로 삼는 실무를 확대하면서, 공시가격으로 신고한 사건에 세무조사가 들어와 상속재산가액이 크게 올라가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상속인 입장에서는 신고할 때는 합법적인 방법이었는데 조사 후에 세금이 늘어난 셈이니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조심 2026서2106 결정은 바로 그 상황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상속인은 개별공시지가로 신고했고, 국세청은 감정평가 2건을 붙였으며, 상속인도 자기 비용으로 감정평가 2건을 받아 대응했습니다. 평가심의위원회는 네 건 모두를 시가로 인정했고, 과세관청은 네 건의 산술평균을 시가로 확정했습니다. 상속인은 국세청 측 감정이 과대평가라며 심판청구를 냈지만 기각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무엇이 결론을 갈랐는지, 그리고 같은 상황에 놓인 분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정리합니다.
사건 경과, 신고부터 고지까지 시간 순서로 보기
상속인은 2024년 9월 17일 아버지의 사망으로 서울 종로구 소재 토지 162㎡와 그 위의 건물 46.28㎡를 상속받았습니다. 건물에는 점포가 3개 있었는데 상속개시일 당시 2개는 공실이었고 1개만 임대되어 있었습니다. 해당 지역은 2006년경부터 재정비 관련 구역으로 지정되어 건축허가 착공제한이 걸려 있었고, 주변 문화재 경관지역과 연접해 개발 규제도 받고 있었습니다.
상속인은 이 부동산이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 제3항의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제61조 제1항의 보충적 평가방법인 개별공시지가 기준으로 상속재산가액을 산정하여 2025년 3월 27일 상속세를 신고하고 납부했습니다. 여기까지는 흔한 흐름입니다.
이후 서울지방국세청은 2025년 9월 3일부터 11월 26일까지 피상속인에 대한 상속세 조사를 실시하면서 해당 부동산에 대해 감정평가법인 2곳에 감정평가를 의뢰했습니다. 상속인 역시 이에 대응하여 감정평가사무소 2곳에 감정평가를 의뢰했습니다. 양측은 각자의 감정가액을 시가로 인정받기 위해 서울지방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했고, 위원회는 2025년 10월 28일 양측 감정가액을 모두 시가로 볼 수 있다고 결정했습니다.
조사청은 4개 감정가액의 산술평균액을 시가로 보아 상속재산가액을 다시 계산했고, 처분청은 2026년 1월 5일 상속세를 결정하여 고지했습니다. 상속인은 2026년 4월 1일 심판청구를 제기했으나, 조세심판원은 2026년 8월 25일 기각 결정을 내렸습니다.
상속인은 무엇을 주장했나
상속인의 주장은 크게 네 갈래였습니다. 첫째, 국세청 측 감정평가가 지역의 특수성을 무시했다는 것입니다. 해당 토지는 2006년부터 건축허가 착공제한지역으로 묶여 신축이 불가능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고, 문화재 경관 규제와 정비구역의 존치관리구역 변경 등으로 재정비사업이 진행되지 못해 매물 잠김과 거래 빈도 저하가 심각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정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가 말하는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에 해당하므로, 평가기간이 지난 뒤 이루어진 조사청 감정가액은 시가로 인정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둘째, 상가와 빌딩의 가격은 임대료가 핵심인데 점포 3개 중 2개가 공실이고 1개만 임대된 상태였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실제 임대수익 수준에 비추어 국세청 감정가액대로 이 부동산을 매수할 사람을 상정하기 어렵다는 논리였습니다.
셋째, 감정평가서의 그 밖의 요인 보정치가 과다하다는 기술적 주장이었습니다. 국세청 측 두 감정평가법인은 보정치를 각각 1.48과 1.46으로 적용했는데, 상속인 측 두 감정평가사무소는 1.06과 1.07을 적용했습니다. 상속인은 국세청 측이 선정한 비교사례가 건축허가 착공제한지역이 아니거나, 법원경매 목적의 감정평가사례여서 원래 높게 형성되는 것이거나, 거리가 450m 내지 550m나 떨어져 상권과 배후지가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한 감정평가법인이 거래사례비교법에서는 인근 사례를 쓰면서 그 밖의 요인 보정에서는 그 사례를 배제하고 먼 곳의 사례를 쓴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넷째, 예비적으로 상속개시일 전 6개월 이내인 2024년 4월 30일에 같은 구역 내에서 실제 거래된 매매사례가 있으므로 그 사례를 기준으로 시가를 산정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평가기간 경과 후 감정가액을 시가로 인정하는 근거 조항이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된다고 판시한 하급심 판결(서울행정법원 2025.12.15. 선고 2021구합85600)을 참작해 달라고 덧붙였습니다.
과세관청의 반박, 절차와 방법 두 축으로
처분청의 반박은 감정평가의 절차적 적법성과 방법의 합리성 두 축이었습니다. 먼저 조사청은 상속세 및 증여세 사무처리규정에 따라 감정평가를 의뢰했고, 두 감정평가법인은 감정평가에 관한 규칙에 따라 공시지가기준법을 주된 방법으로 적용했으며, 그렇게 나온 시산가액을 거래사례비교법 시산가액과 비교해 합리성을 검토한 뒤 최종 감정가액을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정적인 지점은 비교표준지였습니다. 조사청 측 감정평가법인이 선정한 비교표준지는 상속인 측 감정평가사가 선정한 것과 동일했습니다. 양측이 출발점을 같이 두고도 결과가 크게 벌어진 것은 그 밖의 요인 보정을 위해 어떤 비교사례를 골랐느냐의 차이였다는 뜻입니다. 처분청은 자기 측 비교사례가 비교표준지와 같은 도로에 연접하고 지하철 출입구에서 100m 거리이며 면적도 유사하고, 지구단위계획구역과 중점경관관리구역, 대공방어협조구역 등 법령상 제한사항이 동일하다고 반박했습니다. 심지어 그 비교사례의 공시지가는 비교표준지보다 낮아 더 비싼 땅을 사례로 삼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반대로 상속인 측 두 감정평가사무소가 공통으로 선정한 비교사례에 대해서는, 상속 부동산 및 비교표준지와 두 블록(약 275m) 떨어진 세로 도로에 접해 있고 면적이 1,030.1㎡에 달해 위치, 형상, 면적에서 차이가 크며, 그럼에도 환경요인을 0.75와 0.76으로 현저히 낮게 평가한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상속인이 청구이유서에서 스스로 그 비교사례의 상권과 입지가 훨씬 우세하다고 인정한 것은 오히려 비교성이 떨어짐을 자인한 것이라는 반론도 있었습니다.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에 대해서는, 그 개념은 평가기준일인 상속개시일부터 감정평가서 작성일까지의 기간 중에 새롭게 발생한 사정이나 상황 변동을 의미하는데, 상속인이 드는 규제는 2006년경부터 존재해 온 것이므로 그 기간 중 새로 생긴 사정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또한 인근 공인중개사의 의견이나 매매 호가는 세법이 인정하는 시가가 아니고, 건물 부분은 공부상 면적과 현황 면적이 달라 감정평가 대상에서 제외되었으므로 건물 노후화 주장은 평가와 무관하다고 정리했습니다.
심판원의 판단, 감정결과는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존중된다
조세심판원은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판단의 뼈대는 대법원 2014.8.20. 선고 2012다69159 판결의 법리입니다. 감정인의 감정결과는 그 감정 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의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문장에서 핵심은 잘못이 있으면 뒤집힌다는 게 아니라, 현저한 잘못이 있어야 뒤집힌다는 데 있습니다.
심판원이 열거한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평가심의위원회가 양측의 추가의견서까지 검토한 뒤 4개 감정가액을 모두 시가로 인정한 이상 절차에 중대한 잘못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둘째, 조사청 측 감정평가법인이 감정평가에 관한 규칙에 따라 공시지가기준법을 주된 방법으로 적용하면서 상속인 측과 동일한 비교표준지를 선정했고, 거래사례비교법 시산가액과 대비해 합리성을 검토한 뒤 최종 가액을 정한 것으로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셋째, 인근 공인중개사의 의견과 매매 호가는 법 제60조 제2항 및 시행령 제49조 제1항이 정한 시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 넷째, 건물 부분은 감정평가 대상에서 제외되었으므로 노후화 주장은 감정가액과 직접 관련이 없다는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심판원은 과세관청이 어느 한쪽의 감정가액만을 취하지 않고 4개 감정가액의 산술평균액을 시가로 결정한 것은 상이한 감정결과를 조정해 객관적 교환가치에 근접하려 한 것으로 합리성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상속인이 예비적으로 든 하급심 판결에 대해서는 결정문의 판단 부분에서 별도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확정되지 않은 하급심 판단만으로 시행령 조항의 적용을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실무의 태도가 그대로 나타난 것으로 읽힙니다.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 오해가 가장 많은 지점
이 사건에서 상속인이 가장 힘을 준 논리가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었습니다.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는 평가기간을 벗어난 기간에 이루어진 감정 등도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보아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면 시가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납세자 입장에서는 이 문구를 반대로 읽어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주장하면 감정가액이 배제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실무의 해석은 다릅니다. 여기서 말하는 특별한 사정은 평가기준일과 감정평가 시점 사이에 새로 생긴 변동을 의미합니다. 그 기간에 용도지역이 바뀌거나, 대규모 개발계획이 확정되거나, 반대로 사업이 취소되어 가격 수준 자체가 달라졌다면 논의할 여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처럼 십수 년 전부터 계속되어 온 규제는 이미 상속개시일 당시의 가격에 반영되어 있는 요소이지, 그 기간 중 새로 발생한 변동이 아닙니다.
따라서 오래된 규제 때문에 시세가 정체되어 있다는 사정은 감정평가서 안에서 개별요인이나 그 밖의 요인 보정으로 다투어야 할 문제이지, 감정가액 자체를 시가에서 배제하는 사유로 쓰기는 어렵습니다. 논리의 무대를 잘못 고르면 아무리 사실관계가 실제적이어도 결론에 닿지 못합니다.
유사 매매사례 주장은 왜 받아들여지지 않았나
상속인은 상속개시일 전 6개월 이내인 2024년 4월 30일에 같은 구역 안에서 실제로 거래된 매매사례가 있으므로 그 가격을 기준으로 시가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언뜻 보면 가장 강력한 주장 같습니다. 실제 거래이고, 평가기간 안이며, 같은 규제구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행령이 유사재산의 매매사례를 시가로 인정할 때는 면적, 위치, 용도, 종목, 기준시가가 동일하거나 유사할 것을 요구합니다. 이 사건의 상속 부동산은 토지 162㎡였는데 상속인이 제시한 사례는 1,030.1㎡였습니다. 면적이 여섯 배 이상 차이 나고, 접한 도로의 성격도 다르며, 지하철 접근성도 달랐습니다. 처분청은 이 점을 파고들었고, 상속인 측 감정평가사들이 그 사례를 쓰면서 환경요인을 0.75, 0.76으로 크게 깎아야 했다는 사실 자체가 비교성이 낮다는 증거라고 반박했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실무 교훈이 있습니다. 같은 구역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유사 매매사례가 되지 않습니다. 면적 차이가 크면 그 순간 유사성 요건이 흔들립니다. 그리고 비교사례를 쓰면서 보정치를 과도하게 조정해야 한다면, 그것은 사례 선정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습니다. 감정평가서를 검토할 때 결과 금액만 볼 것이 아니라 보정치의 크기와 그 논거가 감정평가서 안에서 일관되는지를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항목별 판단 결과
| 쟁점 항목 | 상속인 주장 | 심판원 판단 |
|---|---|---|
| 국세청 측 감정의 그 밖의 요인 보정 | 보정치 1.46~1.48은 과다, 비교사례 부적정 | 현저한 잘못이라 단정하기 어려움, 배척 |
| 시가로 삼을 감정가액의 범위 | 상속인 측 2개 감정의 평균만 적용 | 평가심의위원회가 4개 모두 시가 인정, 배척 |
| 유사 매매사례 적용 | 같은 구역 내 평가기간 중 거래사례 기준 | 면적·도로·위치 차이로 비교성 부족, 배척 |
|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 | 장기 규제로 매물 잠김, 시세 정체 | 2006년부터 있던 규제, 새 사정 아님, 배척 |
| 건물 노후화와 공실 | 임대수익 낮아 감정가액 비현실적 | 건물은 감정평가 대상에서 제외, 무관 |
| 인근 중개사 의견과 호가 | 탐문 결과 적정 거래가능가격이 더 낮음 | 세법상 시가에 해당하지 않음, 배척 |
| 4개 감정가액 평균 적용 | 과대평가된 감정이 포함되어 부당 | 상이한 결과를 조정한 것으로 합리성 인정 |
실무 포인트, 이 사건이 실제로 알려주는 것
포인트 ①. 감정평가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으로 다툰다. 심판원은 감정가액이 높다 낮다를 직접 판단하지 않습니다. 감정 방법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현저한 잘못이 있는지만 봅니다. 그래서 감정가액이 비싸 보인다, 시세와 다르다는 식의 주장은 거의 통하지 않습니다. 비교표준지 선정이 규칙에 어긋났는지, 시점수정이 잘못되었는지, 개별요인 비교와 그 밖의 요인 보정이 서로 모순되는지처럼 감정평가서 내부의 논리적 결함을 지적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상속인은 한 감정평가법인이 거래사례비교법과 그 밖의 요인 보정에서 서로 다른 사례를 골랐다는 모순을 짚었는데, 처분청은 거래사례비교법은 합리성 검토용일 뿐 최종 가액 결정에 쓰이지 않았다고 반박했고 이 반박이 통했습니다. 논리적 결함을 지적하더라도 그것이 최종 가액에 실제로 영향을 준 부분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포인트 ②. 비교표준지를 상대방과 똑같이 골랐다면 그 자체가 불리한 정황이 된다. 이 사건에서 심판원이 조사청 감정을 존중한 이유 중 하나가 상속인 측 감정평가사도 동일한 비교표준지를 선정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출발점이 같은데 결과가 크게 벌어졌다면, 그 차이는 방법의 잘못이 아니라 평가자의 판단 재량 범위 내로 취급되기 쉽습니다. 다툴 계획이라면 감정평가 단계에서부터 어떤 지점에서 차이를 만들 것인지 전략적으로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포인트 ③. 호가와 중개사 의견은 증거가 아니다. 상속인은 인근 중개사무소 탐문 결과 적정 거래가능가격이 훨씬 낮다는 자료를 냈지만, 심판원은 이를 세법상 시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세법이 인정하는 시가는 매매, 감정, 수용, 경매, 공매 가액입니다. 호가나 전문가 의견서는 참고자료일 뿐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다툴 자료는 같은 종류의 자료, 즉 또 다른 감정평가서로 준비해야 합니다.
포인트 ④. 건물이 감정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 이 사건에서 건물은 공부상 면적과 현황 면적이 달라 감정평가 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그 결과 건물 노후화와 공실 주장은 애초에 다툼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오래된 상가건물은 무허가 증축이나 용도변경으로 공부와 현황이 어긋나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상속 개시 후 가장 먼저 건축물대장과 실제 현황을 대조하고, 그 차이가 평가와 세무 신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포인트 ⑤. 오래된 규제는 시가 배제 사유가 아니라 감정 내부의 감액 요인이다. 앞서 본 것처럼 특별한 사정은 평가기준일 이후 새로 생긴 변동을 뜻합니다. 따라서 장기 규제, 상권 침체, 재정비사업 지연 같은 사정은 감정평가사에게 자료로 제공해 개별요인과 그 밖의 요인 보정에 반영시키는 것이 정공법입니다. 심판 단계에서 뒤늦게 꺼내면 논점 자체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납세자가 감정평가를 받는 실익은 분명히 있다
이 사건은 기각되었지만, 상속인이 아무것도 얻지 못한 것은 아닙니다. 만약 상속인이 대응 감정을 하지 않았다면 시가는 국세청 측 감정 2건의 평균으로 정해졌을 것입니다. 상속인이 2건을 추가로 받아 평가심의위원회에서 모두 시가로 인정받은 결과, 최종 시가는 4건의 산술평균이 되었습니다. 상속인 측 감정이 국세청 측보다 낮았으므로 평균은 그만큼 내려갑니다. 심판에서 졌지만 과세표준 자체는 대응하지 않았을 때보다 낮아진 구조입니다.
이 점이 이 결정에서 가장 실용적인 시사점입니다. 국세청이 감정평가를 의뢰했다는 통지를 받았다면, 가만히 기다리는 것이 가장 불리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자기 비용을 들여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 2곳에 의뢰하고,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신청해 그 가액이 시가로 인정받도록 하는 것이 실질적인 방어 수단이 됩니다. 다만 감정 비용이 들고, 감정 결과가 반드시 유리하게 나온다는 보장은 없으므로 부동산의 성격과 예상 세액을 함께 놓고 판단해야 합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신고 단계에서의 선택이 중요합니다. 비주거용 부동산이나 나대지처럼 국세청 감정평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재산이 상속재산에 포함되어 있다면, 신고기한 내에 감정평가를 받아 그 가액으로 신고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평가기간 내의 감정가액은 그 자체로 시가로 인정되기 때문에 사후에 조사로 뒤집힐 위험이 줄어듭니다. 물론 감정가액이 공시가격보다 높게 나오면 당장의 세액은 늘어납니다. 반대로 나중에 그 부동산을 양도할 때는 취득가액이 높아져 양도소득세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상속세와 미래 양도세를 함께 계산해 총부담을 비교하는 작업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공시가격으로 상속세를 신고하는 것이 잘못인가요?
잘못이 아닙니다.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보충적 평가방법을 쓰는 것은 법이 정한 방식입니다. 다만 과세관청이 감정평가를 의뢰해 감정가액을 시가로 인정받으면 그 가액이 우선 적용됩니다. 신고 자체가 위법한 것이 아니라, 이후에 시가가 확인되면 재계산된다고 이해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Q. 국세청이 감정평가를 의뢰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무엇을 해야 하나요?
먼저 대상 부동산의 성격과 예상 감정가액 수준을 가늠해 보아야 합니다. 그다음 대응 감정을 받을지, 받는다면 몇 곳에 의뢰할지,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신청할지를 정합니다. 이 사건처럼 양측 감정이 모두 인정되면 산술평균이 시가가 되므로, 대응 여부가 세액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시간이 촉박한 경우가 많아 통지를 받은 즉시 검토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Q. 감정가액이 너무 높은데 중개사 의견서나 시세 자료로 다툴 수 있나요?
이 결정은 인근 공인중개사의 의견과 매매 호가가 세법상 시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판단했습니다. 참고자료로는 낼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감정가액을 배제하기는 어렵습니다. 다투려면 같은 성격의 자료, 즉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의 감정평가서를 확보하는 편이 실효적입니다.
Q. 상속 부동산이 규제로 묶여 사실상 개발이 불가능한데도 감정가액이 높게 나옵니다.
규제는 감정평가 과정에서 개별요인이나 그 밖의 요인 보정으로 반영되어야 할 사항입니다. 감정평가를 의뢰할 때 규제 내용, 착공제한 현황, 사업 지연 경과 등을 정리한 자료를 감정평가사에게 충분히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정평가서가 나온 뒤에 규제를 주장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입니다.
Q. 건물이 낡고 공실이면 상속재산가액이 낮아지지 않나요?
일반적으로는 반영 요소이지만, 이 사건에서는 건물의 공부상 면적과 현황 면적이 달라 건물이 감정평가 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그 결과 노후화 주장 자체가 판단 대상이 되지 못했습니다. 상속 개시 후 건축물대장과 현황을 먼저 대조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 상속재산에 상가건물, 오피스, 나대지 등 비주거용 부동산이 포함되어 있다.
- 그 부동산을 개별공시지가나 기준시가 등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신고했거나 신고할 예정이다.
- 평가기간(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 안에 매매, 감정, 경매, 공매 사례가 있는지 확인해 본 적이 없다.
- 국세청으로부터 감정평가 의뢰 사실이나 세무조사 착수를 통지받았다.
- 대응 감정평가와 평가심의위원회 심의 신청이 무엇인지 안내받은 적이 없다.
- 상속 부동산의 건축물대장 면적과 실제 현황이 일치하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 상속세만 계산했을 뿐, 향후 그 부동산을 양도할 때의 세금까지 함께 비교해 보지 않았다.
- 해당 부동산에 규제나 개발제한이 있는데 이를 정리한 자료를 준비해 두지 않았다.
세 개 이상 해당한다면 신고 방식과 대응 전략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네 번째 항목에 해당한다면 대응 시한이 짧으므로 서두르셔야 합니다.
정리
조심 2026서2106은 결론만 보면 납세자 패소 사건입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비주거용 부동산을 상속받은 분이 반드시 알아야 할 구조가 담겨 있습니다. 공시가격으로 신고해도 국세청이 감정평가를 붙일 수 있고, 납세자도 감정평가로 맞설 수 있으며, 평가심의위원회가 양측을 모두 인정하면 그 산술평균이 시가가 된다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감정평가를 뒤집는 문턱은 생각보다 높습니다. 대법원 2014.8.20. 선고 2012다69159 판결의 법리에 따라 감정 방법에 현저한 잘못이 있어야 하고, 비교사례 선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거나 보정치가 과도해 보인다는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오래된 규제는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아니고, 중개사 호가는 시가가 아니며, 감정 대상에서 빠진 건물의 노후화는 논점조차 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승부는 심판 단계가 아니라 신고와 조사 대응 단계에서 갈립니다. 상속 개시 직후 부동산의 성격을 분류하고, 감정평가를 받을지 말지, 받는다면 어떤 자료를 제공할지, 대응 감정을 몇 건 준비할지를 미리 설계해야 합니다. 상속세와 향후 양도세를 함께 놓고 총부담을 비교하는 작업도 이때 해야 합니다. 부동산 상속세 신고나 국세청 감정평가 통지 대응이 필요하시다면, 사실관계와 등기부, 건축물대장, 임대차 현황을 정리해 상담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 조세심판원 조심 2026서2106 (2026.8.25. 의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공공데이터 기반
관련 법령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 같은 법 시행령 제49조
본 글은 공개된 조세심판원 결정례를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결정문의 금액은 원문에서 비공개 처리되어 있어 구체적인 액수는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와 증빙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판단은 반드시 세무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상담 결과나 절세 효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세무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