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시가로 상속세 신고했더니 세무서가 감정평가를 붙였습니다, 소급감정 과세는 적법할까 (조심 2026중1443)




기준시가로 신고했는데 몇 달 뒤 세무서에서 감정평가 얘기가 나왔다면
부모님이 남긴 재산 중에 아파트처럼 시세가 뚜렷한 물건만 있다면 상속세 신고는 비교적 단순합니다. 문제는 토지, 상가, 이른바 꼬마빌딩처럼 최근 거래 사례가 없는 부동산입니다. 이런 재산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나 유사 매매사례를 찾기 어렵고, 그래서 상속인들은 대개 개별공시지가나 기준시가로 평가해 신고합니다. 상증세법 제60조 제3항이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보충적 평가방법을 쓰도록 정하고 있으니, 법이 정한 방법을 그대로 따른 것입니다.
그런데 신고를 마치고 몇 달이 지난 뒤, 세무서나 지방국세청에서 상속세 조사가 시작되고 "해당 부동산에 대해 감정평가를 의뢰하겠다"는 통지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속개시일을 가격산정기준일로 삼아 뒤늦게 감정을 하는, 이른바 소급감정입니다. 감정가액은 기준시가보다 훨씬 높게 나오는 것이 보통이고, 그 차액만큼 상속세가 다시 계산되어 고지서가 날아옵니다. 상속인 입장에서는 "법대로 신고했는데 왜 뒤에서 평가를 바꾸느냐"는 억울함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조세심판원 조심 2026중1443 결정(2026.5.27. 의결)은 바로 이 상황을 정면으로 다룬 사건입니다. 청구인은 시행령 규정 자체가 무효라는, 상당히 근본적인 주장까지 펼쳤습니다. 결론은 기각이었지만, 그 기각의 논리와 결정문에 드러난 사실관계 속에는 앞으로 같은 처지에 놓일 사람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실무 포인트가 여러 개 숨어 있습니다.
사건 경과, 시간 순서로 정리하면
사실관계는 비교적 명확합니다. 2024년 9월 6일 피상속인이 사망하면서 청구인을 포함한 상속인들에게 상속이 개시되었습니다. 상속재산 중에는 경기도 하남시 소재 부동산(결정문에서 쟁점부동산이라 부르는 여러 필지의 토지)이 있었고, 그 밖에 서울 종로구 소재 개별주택과 금융재산 등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청구인은 쟁점부동산에 대해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보충적 평가방법, 즉 기준시가로 평가했습니다. 그렇게 산정한 상속재산가액을 포함해 전체 상속재산가액을 계산하고 상속세를 신고, 납부했습니다. 여기까지는 흔히 볼 수 있는 신고 방식입니다.
이후 처분청은 2025년 8월 12일부터 10월 20일까지 상속세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쟁점부동산의 상속재산가액이 과소하게 평가되었다고 보고, 2개 감정평가기관에 상속개시일을 가격산정기준일로 하여 평가를 의뢰했습니다. 감정평가서는 2025년 8월 25일부터 8월 27일 사이에 작성되었습니다. 중부지방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는 상속개시일부터 감정평가서 작성일까지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보아, 처분청이 제출한 2개 감정가액의 평균액이 시가로 볼 수 있는 가액에 포함된다고 결정했습니다.
여기서 이 사건의 특징이 하나 등장합니다. 청구인도 별도로 2개 감정평가기관에 상속개시일을 가격산정기준일로 하여 평가를 의뢰했다는 점입니다. 평가심의위원회는 청구인이 제출한 2개 감정가액의 평균액에 대해서도 똑같이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보아 시가로 인정될 수 있다고 결정했습니다. 즉, 상속인 쪽 감정도, 과세관청 쪽 감정도 모두 심의를 통과한 것입니다.
처분청은 결국 처분청 감정가액과 청구인 감정가액을 다시 평균한 금액을 쟁점부동산의 상속재산가액으로 보아, 2025년 12월 4일 청구인에게 상속세를 결정, 고지했습니다. 네 개 감정기관의 감정가액 평균액이 과세표준의 기초가 된 셈입니다. 청구인은 이에 불복해 2026년 2월 9일 심판청구를 제기했고, 조세심판원은 2026년 5월 27일 기각 결정을 내렸습니다.
청구인은 무엇을 주장했나
청구인의 주장은 크게 두 갈래였습니다. 첫째는 근거 규정 자체가 무효라는 주장입니다.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는 평가기간이 경과한 후부터 법정결정기한까지의 기간 중에 매매, 감정 등이 있는 경우에도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시가로 인정되는 가액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청구인은 이 단서 규정이 헌법상 조세법률주의와 법률우위의 원칙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다투었습니다.
청구인이 근거로 든 것은 서울행정법원 2025년 12월 15일 선고 2021구합85600 판결이었습니다. 이 판결이 해당 시행령 단서 규정을 무효로 판시했다는 것입니다. 처분청이 "확정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이라고 반박하자, 청구인은 판결에서 지적한 조세법률주의와 법률우위 원칙은 헌법이 정하는 조세행정의 대원칙이므로 존중되어야 한다고 재반박했습니다.
둘째는 신뢰보호와 법적 안정성에 관한 주장입니다. 조세채무는 법률에 의해 성립하고, 과세관청의 행정작용은 신고납세 방식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엄격한 법률적 근거에 기속되며, 법률의 명시적 위임 없이 하위 법령만으로 과세관청에 재량권을 부여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시행령만으로 신고기한 이후의 감정을 허용하면 납세자에게 예상치 못한 부담을 주게 되어 부당하다고 했습니다. 또 청구인은 상속세 신고 당시 쟁점부동산이 법률이 정한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보충적 평가방법을 적용한 것이므로, 실질가치 반영이나 조세형평 못지않게 법률상 절차를 믿고 따른 국민의 신뢰도 조세정의의 한 축으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과세관청의 반박 논리
처분청의 반박은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첫째, 소급감정도 시가가 될 수 있다는 대법원 법리입니다. 처분청은 대법원 1997년 7월 22일 선고 96누18038 판결 등을 인용하면서, 시가란 원칙적으로 정상적인 거래에 의해 형성된 객관적 교환가치를 의미하지만 여기에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된 가액도 포함되므로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의 감정가액도 시가로 볼 수 있고, 그것이 소급감정에 의한 것이라 하여 달라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어서 처분청은 매매사례가 존재하지 않는 비주거용 부동산이나 토지에 대해 납세자가 별도의 감정 없이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신고했는데 그 가액을 상속재산가액으로 보기 어렵다고 볼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 감정평가한 가액을 적용하는 것이 오히려 상증세법 제60조 제1항의 시가주의 원칙과 국세기본법 제14조의 실질과세 원칙에 부합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둘째, 위임입법의 정당성입니다. 처분청은 헌법재판소 2002년 1월 31일 선고 2001헌바13 결정 등을 인용해, 조세법률주의의 핵심은 과세요건 법정주의와 과세요건 명확주의이지만 모든 과세요건을 법률로만 규정한다면 끊임없이 변천하는 경제상황에 대처해 적정하게 과세표준을 산출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납세의무의 중요한 사항이라 하더라도 경제현실의 변화나 전문적 기술의 발달에 즉응해야 하는 세부적 사항은 형식적 법률보다 탄력성 있는 행정입법에 위임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셋째, 상속세는 부과과세 방식의 조세라는 점입니다. 납세의무자에게 과세표준 및 세액 신고의무가 있더라도 이는 납세협력의무에 불과해 조세채무 확정의 효력이 없고, 과세관청의 결정으로 비로소 조세채무가 확정됩니다. 따라서 상속세 신고를 받은 과세관청은 정당한 과세표준과 세액을 조사, 결정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상속재산의 감정평가를 의뢰하는 것은 부과과세 방식 조세에서 과세관청의 정당한 권한이므로 납세자의 예측가능성이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논리입니다. 이 부분은 실무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점이므로 뒤에서 다시 짚겠습니다.
조세심판원의 판단과 법리
조세심판원은 청구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했습니다. 판단 근거는 네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시행령 단서 규정은 무효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심판원은 상증세법 제60조 제1항 및 제2항의 위임에 따라 시행령 제49조 제1항 각 호가 평가의 원칙과 기준을 구체적으로 규정하면서, 같은 항 단서는 상속 또는 증여재산의 가액을 객관적 교환가치에 부합하게 산정하기 위해 평가기간에 해당하지 않는 기간 중의 매매 등 가액일지라도 시가로 볼 수 있는 요건을 별도로 구체화, 명확화한 것이므로 법률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무효의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심판원은 대법원 2026년 4월 2일 선고 2025두35499 판결을 같은 취지로 인용했습니다. 청구인이 근거로 든 하급심 판결과 반대되는 상급심 판단이 인용된 셈입니다.
둘째, 평가기간이 지난 뒤의 감정이라도 요건을 갖추면 시가가 된다는 점입니다.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는 평가기간이 경과한 이후에도 상속세 법정결정기한 내에 감정 등이 있는 경우 가격변동에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면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시가로 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평가기준일을 가격산정기준일로 하고 감정평가서 작성일을 법정결정기한 전으로 하여 감정평가한 가액이 있으면 가격변동이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감정가액을 시가로 인정되는 것에 포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심판원은 선례로 조심 2024전4927(2025.2.6.) 외 다수 결정을 들었습니다.
셋째, 이 사건 감정가액이 절차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는 점입니다. 쟁점감정가액은 상속개시일을 가격산정기준일로 하여 상속세 법정결정기한 이전인 2025년 8월 25일부터 8월 27일 사이에 감정평가서가 작성된 것이고, 청구인 의뢰 2개 기관 평균액과 처분청 의뢰 2개 기관 평균액 모두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가로 인정된 가액이라는 것입니다.
넷째, 그리고 실질적으로 가장 결정적이었던 부분입니다. 심판원은 청구인이 당초 기준시가로 신고한 가액은 쟁점감정가액과 큰 차이가 있는 반면, 청구인이 제출한 감정평가 평균액과 처분청이 제출한 감정평가 평균액은 서로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상속인이 직접 고른 감정기관 두 곳이 매긴 값과 과세관청이 고른 감정기관 두 곳이 매긴 값이 비슷하게 나왔다면, 그 가액대가 곧 이 부동산의 객관적 교환가치에 가깝다는 강력한 방증이 됩니다. 반대로 기준시가 신고액은 그 가액대와 동떨어져 있었으니,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워 보충적 평가방법을 썼다"는 주장의 설득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항목별 판단 결과
| 쟁점 | 청구인 주장 | 심판원 판단 | 결과 |
|---|---|---|---|
|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의 효력 | 조세법률주의 위배로 무효 | 법률 위임범위 내, 무효 아님 (대법원 2025두35499) | 배척 |
| 평가기간 경과 후 감정의 시가 인정 | 신고기한 이후 임의 감정은 부당 | 법정결정기한 내 작성 + 심의 통과 시 시가 포함 가능 | 배척 |
|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 | 별도 입증 없음 | 평가심의위원회가 특별한 사정 없다고 결정 | 배척 |
| 기준시가 신고의 신뢰보호 | 법대로 신고했으므로 보호되어야 | 상속세는 부과과세 방식, 과세관청 결정권 인정 | 배척 |
| 감정가액 자체의 적정성 | 기준시가와 차이가 크다 | 청구인 감정 평균과 처분청 감정 평균이 서로 유사 | 배척 |
| 최종 결론 | 기준시가로 재계산 요구 | 4개 감정 평균액을 상속재산가액으로 본 처분 정당 | 기각 |
표에서 보듯 청구인의 주장은 모든 항목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 눈여겨볼 것은 청구인 스스로 감정을 받아 제출했고, 그 감정가액도 시가로 인정되었다는 점입니다. 만약 청구인이 감정을 전혀 받지 않았다면 과세관청 감정가액만으로 과세표준이 정해졌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상속인이 제출한 감정가액이 함께 평균에 반영되었으므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보다는 나은 위치에서 결론이 났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결론을 가른 지점은 어디였나
이 사건에서 승패를 가른 핵심은 법리 논쟁이 아니라 숫자의 일치였습니다. 청구인은 시행령 규정이 무효라는 헌법적 주장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심판원은 대법원 2025두35499 판결을 들어 간단히 정리했습니다. 하급심 판결 하나로 확립된 실무 기준을 뒤집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사실 판단에서는 훨씬 냉정한 지적이 나왔습니다. 청구인이 직접 의뢰한 감정기관 두 곳의 평균과 과세관청이 의뢰한 감정기관 두 곳의 평균이 서로 큰 차이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감정평가는 평가기관에 따라 어느 정도 편차가 생기기 마련인데, 서로 다른 주체가 고른 네 곳이 비슷한 값을 냈다는 것은 그 가액이 객관적 교환가치에 근접했다는 강한 증거가 됩니다. 이 상황에서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워 기준시가로 신고했다"는 논리는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소급감정 과세를 실질적으로 다투려면 감정가액 자체가 부적정하다는 점을 파고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상속개시일과 감정평가서 작성일 사이에 실제로 가격변동을 일으킨 특별한 사정(용도지역 변경, 개발계획 발표나 취소, 인접 도로 개설 등)이 있었다거나, 감정평가서가 평가기준일 현재의 원형대로 감정하지 않았다거나, 특정 조건을 전제로 평가한 것이어서 상속세 납부 목적에 적합하지 않다는 식의 구체적 흠결을 짚어야 합니다. 시행령이 무효라는 추상적 주장만으로는 현재 실무에서 인용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실무 포인트,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포인트 ①. 상속세는 신고로 끝나지 않습니다. 소득세나 부가가치세와 달리 상속세와 증여세는 부과과세 방식입니다. 납세자의 신고는 협력의무일 뿐이고, 세액은 과세관청의 결정으로 확정됩니다. 그래서 "신고기한 내에 신고했으니 끝"이라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상속세 신고기한(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이 지난 뒤에도, 법정결정기한(신고기한부터 9개월)까지는 과세관청이 감정평가를 붙여 재계산할 수 있는 창이 열려 있습니다. 이 사건의 감정평가서도 그 기간 안에 작성되었습니다.
포인트 ②. 위험군을 미리 알아두어야 합니다. 국세청의 감정평가 의뢰 대상이 되기 쉬운 재산은 유사매매사례가액이 잡히지 않는 자산입니다. 나대지와 잡종지 등 토지, 상가와 근린생활시설,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 이른바 꼬마빌딩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자산을 기준시가로만 신고하면 기준시가와 실제 시세의 괴리가 큰 경우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반대로 같은 단지 같은 평형 거래가 활발한 아파트는 애초에 유사매매사례가액이 시가로 잡히므로 이 문제가 잘 생기지 않습니다.
포인트 ③. 신고 전에 감정을 받을지 여부를 먼저 계산해 보아야 합니다. 감정평가를 받으면 상속재산가액이 올라가 당장의 상속세는 늘어납니다. 그러나 상속세 과세표준이 일괄공제나 배우자상속공제 범위 안에 들어와 실제 부담세액이 크지 않은 구간이라면, 감정가액으로 취득가액을 높여 두는 편이 나중에 그 부동산을 팔 때의 양도소득세를 크게 줄여 줍니다. 상속받은 부동산의 취득가액은 상속세 신고 시 평가한 가액이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기준시가로 낮게 신고해 두면 상속세는 아꼈지만 양도 단계에서 몇 배로 돌려받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상속세와 양도세를 한 화면에 놓고 비교하는 시뮬레이션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포인트 ④. 과세관청이 감정을 의뢰했다면 대응 감정을 검토하십시오. 이 사건에서 청구인은 별도로 2개 기관의 감정을 받아 제출했고, 그 평균액도 평가심의위원회에서 시가로 인정되었습니다. 그 결과 최종 상속재산가액은 처분청 감정 평균과 청구인 감정 평균을 다시 평균한 값이 되었습니다. 대응 감정을 하지 않았다면 처분청 감정 평균이 그대로 과세표준이 되었을 것입니다. 싸울 수 없다면 숫자를 낮추는 쪽으로 방향을 트는 것도 실무적 선택입니다.
포인트 ⑤. 감정평가서의 형식 요건을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시행령 제49조 제1항 제2호 단서는 일정한 조건 충족을 전제로 평가한 감정가액, 평가기준일 현재 원형대로 감정하지 않은 감정가액은 시가에서 제외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또 감정가액이 기준금액에 미달하면 세무서장이 다른 기관에 재의뢰할 수 있고, 기준금액 이상이라도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부적정하다고 인정되면 배제될 수 있습니다. 감정평가서의 가격산정기준일, 작성일, 평가 목적, 전제 조건은 다툼의 출발점이 되므로 받는 즉시 확인해야 합니다.
포인트 ⑥.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은 납세자가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시행령 단서가 시가 인정의 문을 열어 두면서도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을 것"을 요건으로 두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그런 사정이 제시되지 않았고 평가심의위원회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상속개시일 이후 감정평가서 작성일 사이에 해당 지역에 실질적 가격 변동 요인이 있었다면, 지가변동률 자료나 개발계획 관련 공문, 인근 거래 추이 등을 정리해 심의 단계에서 미리 제출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결정, 고지가 난 뒤 심판 단계에서 꺼내면 늦습니다.
포인트 ⑦. 하급심 판결 하나에 기대어 신고 전략을 짜지 마십시오. 청구인은 시행령 단서를 무효로 본 서울행정법원 판결을 근거로 삼았지만, 심판원은 반대 취지의 대법원 판결을 인용했습니다. 판결의 흐름이 완전히 정리되기 전까지는, 확정되지 않은 하급심 판단을 전제로 낮은 가액 신고를 강행하는 것은 가산세 위험을 함께 떠안는 선택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신고기한이 지난 뒤에 세무서가 감정을 붙이는 것이 정말 가능한가요?
이 결정에 따르면 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는 평가기간이 지난 후부터 법정결정기한까지 사이에 감정 등이 있는 경우에도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가로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심판원은 이 규정이 법률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무효 규정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Q. 법정결정기한이 언제까지인지 어떻게 계산하나요?
시행령 제78조 제1항에 따라 상속세 과세표준 신고기한부터 9개월입니다. 상속세 신고기한은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이므로, 사망일로부터 대략 1년 3개월 정도가 지나야 이 창이 닫힙니다. 그 기간 안에 감정평가서가 작성되었다면 시가로 인정될 여지가 있다는 뜻입니다.
Q. 기준시가로 신고하면 무조건 문제가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유사매매사례가액도 없고 감정가액도 없는 재산은 보충적 평가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법이 정한 방식입니다. 다만 기준시가와 시세의 괴리가 큰 토지, 상가, 단독주택 등은 과세관청이 감정평가를 의뢰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으므로, 신고 전에 미리 위험을 가늠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Q. 감정을 미리 받아서 신고하면 손해 아닌가요?
단기적으로는 상속세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속받은 부동산을 나중에 양도할 때의 취득가액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습니다. 공제 범위 안에서 상속세 부담이 크지 않은 사안이라면 감정평가가 전체 세부담을 낮추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속세와 미래 양도세를 함께 비교해 판단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Q. 이미 감정가액으로 고지서를 받았다면 다툴 방법이 있나요?
규정이 무효라는 주장만으로는 이 결정례처럼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대신 감정평가서가 평가기준일 현재의 원형대로 평가되지 않았는지, 특정 조건을 전제로 한 평가는 아닌지, 상속개시일과 작성일 사이에 실제 가격변동 요인이 있었는지 등 구체적 흠결을 찾아 다투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불복 기한이 정해져 있으므로 고지서를 받은 즉시 검토를 시작해야 합니다.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 상속재산 중 토지, 상가, 단독주택, 꼬마빌딩 등 유사매매사례가액을 찾기 어려운 부동산이 있습니까?
- 그 부동산을 기준시가나 개별공시지가로만 평가해 신고했거나 신고할 예정입니까?
- 기준시가와 주변 실제 거래 시세 사이의 차이가 눈에 띄게 큽니까?
-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15개월(신고기한 6개월 + 법정결정기한 9개월)이 아직 지나지 않았습니까?
- 과세관청으로부터 감정평가 의뢰 사실이나 평가심의위원회 심의 관련 안내를 받은 적이 있습니까?
- 받은 감정평가서의 가격산정기준일이 상속개시일로 되어 있고, 작성일이 법정결정기한 안에 들어 있습니까?
- 상속개시일 이후 해당 지역에 용도지역 변경, 개발계획 발표나 취소 등 가격변동 요인이 있었습니까?
- 이 부동산을 향후 몇 년 내에 매각할 계획이 있어 양도소득세 취득가액이 문제될 수 있습니까?
세 개 이상 해당한다면 신고 전 단계에서든 조사 단계에서든 평가 방식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네 번째 항목에 해당하면 아직 과세관청이 감정을 붙일 수 있는 기간이 남아 있다는 뜻이므로, 대응 시나리오를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
조심 2026중1443 결정은 "기준시가로 신고했으니 끝났다"는 생각이 상속세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 줍니다. 상속세는 부과과세 방식이고, 법정결정기한까지는 과세관청이 감정평가를 통해 시가를 다시 잡을 수 있는 통로가 열려 있습니다. 심판원은 그 통로를 만든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가 법률의 위임범위 내에 있다고 보았고, 대법원 2025두35499 판결을 같은 취지로 인용했습니다.
동시에 이 사건은 실무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보여 줍니다. 청구인은 과세관청 감정에 맞서 스스로 2개 기관의 감정을 받아 제출했고, 그 가액도 시가로 인정되어 최종 평균에 반영되었습니다. 법리 다툼에서는 졌지만 숫자에서는 일정 부분 목소리를 낸 셈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감정가액들이 서로 비슷했다는 사실이, 역설적으로 기준시가 신고가 유지될 수 없다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결국 핵심은 순서입니다. 고지서를 받은 뒤에 규정이 부당하다고 다투는 것보다, 신고 단계에서 감정평가 여부를 상속세와 양도세를 함께 놓고 결정하는 편이 훨씬 유리합니다.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부동산이 상속재산에 포함되어 있다면, 신고서를 제출하기 전에 평가 방식부터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 조세심판원 조심 2026중1443 (2026.5.27. 의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공공데이터 기반
관련 법령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 「같은 법 시행령」 제49조
본 글은 공개된 조세심판원 결정례를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결정문의 금액은 원문에서 비공개 처리되어 있어 구체적인 액수는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와 증빙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판단은 반드시 세무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상담 결과나 절세 효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세무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