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받은 빌라, 옆집이 1년 5개월 전에 판 가격으로 상속세가 다시 매겨졌습니다 (조심 2026서1393)




상속받은 빌라, 내가 신고한 가격이 몇 년 뒤에 뒤집힙니다
부모님이 남기신 집 한 채를 상속받았을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문제는 "이 집을 얼마로 신고해야 하는가"입니다. 아파트라면 같은 단지, 같은 평형의 거래가 수두룩해서 비교적 답이 쉽게 나옵니다. 그런데 다세대주택이나 연립주택, 흔히 말하는 빌라는 사정이 다릅니다. 한 단지에 몇 가구밖에 없는 경우도 많고, 몇 년에 한 번 거래가 있을까 말까 합니다. 그래서 상속인들은 인근에 있는 비슷한 빌라를 찾아 그 거래가격으로 신고하거나, 아예 공동주택가격으로 신고해 버리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 선택이 몇 년 뒤에 뒤집힐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사건에서 상속인은 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이라는 평가기간 안에 실제로 거래된 인근 빌라 두 건을 직접 발품 팔아 찾아내 그 평균가액으로 신고했습니다. 그러나 과세관청은 평가기간 밖, 상속개시일보다 1년 5개월이나 앞선 시점에 계약된 같은 동 옆집의 거래가액을 시가로 보고 상속세를 다시 결정해 고지했습니다. 상속인은 "어떻게 1년 5개월 전 가격이 지금의 시가냐"고 다투었지만, 조세심판원은 과세관청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이 사건을 단순히 "납세자가 졌다"로 읽으면 얻을 게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왜 상속인이 직접 찾아낸 최신 거래는 탈락하고, 훨씬 오래된 옆집 거래는 살아남았는가입니다. 그 갈림길에는 대부분의 사람이 모르고 지나치는 숫자 하나, 바로 5%가 있었습니다.
사건 경과, 신고부터 결정고지까지 3년이 걸렸습니다
시간 순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2020년 10월 10일, 나중에 문제가 되는 옆집(이하 비교주택)의 매매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 이 시점에는 아무도 이 거래가 몇 년 뒤 상속세의 기준이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로부터 약 1년 5개월이 지난 2022년 3월 10일, 청구인의 모친이 사망하면서 서울 서초구에 있는 빌라 한 채를 포함한 재산의 상속이 개시되었습니다. 이 빌라는 토지면적과 건물 연면적이 크지 않고 전체 8가구로 구성된 소규모 단지 안에 있었습니다.
청구인은 2022년 9월 2일 상속세를 신고했습니다. 이때 상속주택의 시가로 삼은 것은 두 건의 인근 빌라 거래였습니다. 하나는 2021년 10월 27일에 계약된 주택, 다른 하나는 2022년 5월 24일에 계약된 주택이었고, 두 가격의 평균을 상속주택의 시가로 산정했습니다. 청구인은 심판청구 과정에서 "같은 단지 안에서는 요건을 모두 갖춘 거래를 도저히 찾을 수 없어 직접 인근 부동산을 방문해 유사한 빌라를 찾아냈고, 공동주택가격이 아니라 실제 거래가격으로 성실하게 신고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과세관청은 신고내용을 검토하면서 상속주택의 옆집이 2020년 10월 10일자 계약으로 거래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옆집은 상속주택과 같은 동에 있고, 주거전용면적이 동일하며, 공동주택가격까지 같았습니다. 과세관청은 이 거래가액을 시가로 인정받기 위해 서울지방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했고, 위원회는 2025년 9월 25일 해당 매매가액을 상속주택의 시가로 인정한다는 심의 결과를 통지했습니다. 이에 따라 과세관청은 2025년 11월 3일 상속세를 결정·고지했습니다.
청구인은 2026년 1월 28일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고, 2026년 8월 4일 기각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여기서 먼저 눈여겨볼 대목이 있습니다. 상속개시는 2022년 3월인데 고지는 2025년 11월에 이루어졌습니다. 신고하고 나서 3년 넘게 아무 말이 없다가 갑자기 세금이 나온 것입니다. 상속세는 부과제척기간이 길기 때문에 신고 후 몇 년이 지나도 결정·고지가 가능하고, 그동안 쌓인 기간에 대한 부담까지 함께 따라옵니다. 상속세 신고는 "일단 내고 조용하면 끝"이 아니라는 점을 이 사건이 그대로 보여줍니다.
청구인의 주장, 1년 5개월 전 가격을 왜 지금 시가라고 하는가
청구인의 주장은 크게 네 갈래였습니다. 첫째, 상증세법 제60조 제1항은 상속재산을 상속개시일 현재의 시가로 평가하도록 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과 시행령 제49조 제1항은 평가기간인 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 이내의 매매·감정·수용·경매·공매 가액을 시가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평가기간 밖의 거래를 시가로 끌어오는 것은 어디까지나 예외 규정인데, 과세관청이 이 예외를 지나치게 넓게 해석해 1년 5개월 전 계약가격을 시가로 삼았다는 것입니다.
둘째, 그 예외 규정이 적용되려면 매매계약일과 상속개시일 사이에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 하는데, 이 사건 기간에는 그 특별한 사정이 명백히 존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청구인은 근거로 두 가지를 들었습니다. 하나는 공시가격입니다. 비교주택 계약일과 상속개시일 사이에 공동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금리입니다. 2020년 10월 당시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0.5%였는데 상속개시일에는 1.5%, 상속세 신고 무렵에는 2.5%로 급등했으므로 그 사이 부동산 시세가 얼마나 크게 움직였는지 알 수 있다는 논리였습니다.
셋째, 청구인은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의 판단 기준으로 시행규칙 제15조 제3항 제1호가 정한 5% 기준을 유추 적용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법령이 유사재산 판정에서 면적과 공시가격의 차이를 5% 이내로 요구하고 있으니, 가격변동 폭도 5%를 넘으면 특별한 사정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라는 주장입니다.
넷째, 현실론을 폈습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는 조건이 같은 집이 워낙 많아 평가기간 안에도 비교사례를 찾을 수 있지만, 향과 수리 상태에 따라 거래가격이 크게 달라집니다. 반대로 이 사건처럼 여덟 가구뿐인 소규모 빌라에서는 평가기간 안의 거래가 아예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상속인에게 상속개시일 전 2년 치 거래를 모두 찾아내라고 요구하는 것은 과도한 부담이라는 취지였습니다. 청구인은 또한 자신이 제시한 비교주택들의 계약 시점이 상속개시일과 훨씬 가깝고, 해당 시기 강남권역 매매가격지수 차이도 작기 때문에 자신의 신고가액이 상속개시일 시가에 더 근접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과세관청의 반박, 요건을 갖춘 유사재산은 옆집이었다
과세관청의 논리는 훨씬 단순했습니다. 핵심은 "당신이 고른 집은 애초에 법이 말하는 유사재산이 아니다"입니다. 시행령 제49조 제4항은 평가대상 재산과 면적·위치·용도·종목 및 기준시가가 같거나 유사한 다른 재산의 거래가액을 시가로 본다고 규정하고, 그 구체적 기준은 시행규칙 제15조 제3항에 맡겨 두었습니다. 공동주택의 경우 (가) 같은 공동주택단지 안에 있을 것, (나) 주거전용면적 차이가 평가대상 주택 면적의 5% 이내일 것, (다) 공동주택가격 차이가 평가대상 주택 공동주택가격의 5% 이내일 것, 이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과세관청은 청구인이 신고에 사용한 두 주택이 위치·면적·기준시가 어느 것도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옆집인 비교주택은 같은 동에 있고 면적이 동일하며 공동주택가격까지 같아, 규칙이 요구하는 요건을 정면으로 충족합니다. 다만 계약일이 평가기간 밖이므로,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에 따라 평가기준일 전 2년 이내라는 요건과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을 것이라는 요건을 들어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신청했고, 위원회가 이를 시가로 인정했다는 것입니다.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에 대해서도 과세관청은 반박했습니다. 아파트 시세와 실거래가의 변동 추이, 부동산 대책 발표 사실만으로는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선행 결정례(조심 2022서6357, 2023.1.2. 등)가 다수 있고, 해당 기간 사이에 주택의 형태나 이용 상태가 달라지지 않았으며 가격에 직접 영향을 줄 만한 주위 환경의 변화도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조세심판원의 판단과 그 법리
심판원은 청구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기각 결정을 내렸습니다. 판단 이유를 하나씩 뜯어보면 실무에서 바로 쓸 수 있는 기준이 드러납니다.
첫째, 공시가격 상승은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아니다. 심판원은 상속주택과 옆집의 공동주택가격이 2020년 1월 1일 기준에서 2022년 1월 1일 기준 사이에 약 29.8% 상승한 사실 자체는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그 시기는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를 추진하면서 공동주택가격을 해마다 끌어올리던 기간입니다. 즉 공시가격 상승분에는 시세 상승이 아니라 현실화율 조정이 섞여 있으므로, 공시가격이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시장가격이 그만큼 변동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둘째, 매매가격지수 상승 폭이 크지 않았다. 심판원은 청구인이 제출한 한국부동산원 연립주택 매매가격지수(서울 강남권역)를 근거로 삼았습니다. 옆집 계약일이 속한 2020년 10월의 지수가 98.8, 상속개시일이 속한 2022년 3월의 지수가 103.4로 증가분이 4.6p에 불과하므로 가격 상승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청구인이 자기 주장을 뒷받침하려고 낸 자료가 오히려 결론의 근거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아파트가 아니라 연립주택 지수를 본 것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같은 기간 아파트 시장이 요동쳤다 하더라도, 평가 대상이 빌라라면 빌라 시장의 지표로 판단한다는 뜻입니다.
셋째, 주변 환경 변화가 없었다. 상속주택이 속한 빌라 인근에 개발사업 등 주택가격의 변동을 유발할 수 있는 사정이 특별히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심판원이 말하는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은 시장 전반의 등락이나 금리·정책 변화가 아니라, 그 집과 그 동네에 구체적으로 일어난 변화를 뜻합니다.
넷째, 5% 요건은 예외 없이 작동한다. 청구인이 제시한 첫 번째 비교주택은 전용면적 88.25㎡로 상속주택 72.97㎡보다 약 20.9% 컸고, 두 번째 비교주택도 80.92㎡로 약 10.9% 컸습니다. 시행규칙 제15조 제3항 제1호 나목의 5% 기준을 훌쩍 넘었으므로 두 건 모두 시가로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두 번째 비교주택은 공동주택가격 차이도 5% 이상이어서 다목 요건까지 어긋났습니다. 반면 옆집은 공동주택가격이 상속주택과 동일했고, 규칙 단서가 "요건을 충족하는 주택이 둘 이상이면 공동주택가격 차이가 가장 작은 주택"을 유사재산으로 보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옆집 거래가액을 유사매매사례가액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 결정문에는 대법원 판례가 인용되어 있지 않습니다. 대신 과세관청 의견에서 언급되고 참조결정으로 제시된 조심 2022서6357(2023.1.2.)이 같은 취지의 선례로 작동했습니다. 시세 추이와 부동산 대책 발표만으로는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심판원의 태도가 이미 정착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항목별 판단 결과
| 쟁점 항목 | 심판원 판단 | 근거 |
|---|---|---|
| 신고에 사용한 첫 번째 인근 빌라 | 시가 불인정 | 전용면적이 약 20.9% 커서 5% 요건 초과 |
| 신고에 사용한 두 번째 인근 빌라 | 시가 불인정 | 면적 약 10.9% 차이, 공동주택가격 차이도 5% 이상 |
| 같은 동 옆집의 유사재산 해당 여부 | 유사재산 인정 | 같은 동, 면적 동일, 공동주택가격 동일 |
| 평가기간 밖 거래를 시가로 쓸 수 있는지 | 사용 가능 | 평가기준일 전 2년 이내 + 평가심의위원회 심의 |
| 공동주택가격 약 29.8% 상승 | 특별한 사정 아님 |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상승분이 반영됨 |
| 연립주택 매매가격지수 4.6p 상승 | 특별한 사정 아님 | 상승 폭이 크다고 보기 어려움 |
| 기준금리 인상, 부동산 대책 발표 | 특별한 사정 아님 | 선행 결정례(조심 2022서6357 등) 취지 |
| 인근 개발사업 등 환경 변화 | 확인되지 않음 | 주택 형태·이용 상태 변화도 없음 |
| 최종 결론 | 심판청구 기각 | 옆집 거래가액을 시가로 본 처분에 잘못 없음 |
실무 포인트, 이 사건이 갈린 지점
포인트 ①. "가까운 집"이 아니라 "요건을 갖춘 집"을 찾아야 합니다.
청구인은 도보 4분 거리에 있는 빌라의 실제 거래가격을 찾아 신고했습니다. 상식적으로는 훨씬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법령은 상식이 아니라 숫자로 판정합니다. 같은 공동주택단지 안에 있을 것, 전용면적 차이 5% 이내, 공동주택가격 차이 5% 이내, 이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하지 못하면 아무리 가까워도 유사매매사례가액이 될 수 없습니다. 신고 전에 전용면적과 공동주택가격을 직접 계산해 5% 안에 들어오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면적이 20% 넘게 차이 나는 집을 기준으로 삼은 순간 그 신고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가 됩니다.
포인트 ②. 평가기간 6개월만 보고 안심하면 안 됩니다.
많은 분들이 "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 안에 거래가 없으면 공시가격으로 신고하면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절반만 맞습니다.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는 평가기준일 전 2년 이내의 거래, 그리고 평가기간이 지난 뒤부터 법정결정기한까지의 거래도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가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과세관청이 꺼내 든 옆집 거래가 바로 그 경우입니다. 따라서 상속주택 평가를 할 때는 상속개시일 이전 2년 치 거래내역까지 훑어보는 것이 최소한의 안전장치입니다.
포인트 ③. 평가심의위원회는 납세자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시행령 조문을 보면 심의를 신청할 수 있는 주체에 납세자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과세관청이 신청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납세자에게 유리한 거래사례가 평가기간 밖에 있을 때는 납세자 측에서 심의를 요청하는 길도 열려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시면 좋습니다. 물론 심의 결과를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포인트 ④.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주장은 거의 통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청구인은 공시가격 상승률, 기준금리 인상, 매매가격지수 변동을 모두 동원했습니다. 심판원은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실무적으로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으로 인정받으려면 시장 전체의 등락이 아니라 그 부동산에 일어난 개별적·구체적 변화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재건축·재개발 사업 인가, 대규모 개발사업 착수, 용도지역 변경, 대수선이나 리모델링으로 주택의 형태와 이용 상태가 달라진 경우 등입니다.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객관적 자료로 입증해야 합니다.
포인트 ⑤. 소규모 빌라는 감정평가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만합니다.
이 사건의 근본 원인은 비교 대상이 사실상 없는 여덟 가구짜리 빌라를 거래사례로 평가하려 했다는 데 있습니다. 상증세법령은 평가기간 안에 받은 감정가액도 시가로 인정하고 있고, 기준시가 10억원 이하 부동산에 대해서는 감정기관 한 곳의 평가액도 시가로 볼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신고 전에 적법한 절차로 감정평가를 받아 그 가액으로 신고하면, 사후에 과세관청이 오래된 거래사례를 끌어와 평가를 뒤집을 여지가 줄어듭니다. 다만 감정가액이 공시가격보다 높게 나올 수 있어 당장의 세액은 늘어날 수 있고, 이후 그 집을 양도할 때의 취득가액과도 연결되므로 상속세와 양도세를 함께 놓고 따져 보아야 합니다. 어떤 선택이 유리한지는 재산 구성, 공제 한도, 향후 매각 계획에 따라 달라집니다.
포인트 ⑥. 신고했다고 끝난 것이 아닙니다.
이 사건은 2022년 신고, 2025년 고지입니다. 상속세는 신고만으로 확정되지 않고 과세관청의 결정으로 확정되는 세목이며, 부과제척기간도 깁니다. 신고 후 몇 년이 지나 갑자기 결정 통지가 오는 일이 드물지 않고, 그사이 기간에 대한 부담이 함께 붙습니다. 따라서 신고 시점에 평가 근거를 문서로 남겨 두는 것이 나중에 소명할 때 큰 차이를 만듭니다. 어떤 거래를 왜 골랐는지, 어떤 요건을 어떻게 검토했는지가 기록으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빌라·연립주택 상속에서 특히 조심할 점
아파트와 달리 빌라는 같은 단지 안에서 요건을 충족하는 거래를 찾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상속인들은 흔히 두 가지 극단으로 갑니다. 하나는 이 사건처럼 인근의 비슷해 보이는 빌라 거래를 가져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공동주택가격으로만 신고하는 것입니다. 전자는 5% 요건에서 탈락할 위험이, 후자는 과세관청이 유사매매사례가액이나 감정가액을 들고 나올 위험이 각각 있습니다.
특히 주의할 점은 "옆집"의 존재입니다. 같은 동, 같은 층수 구조의 빌라는 전용면적과 공동주택가격이 동일하게 고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그 집의 거래가 2년 이내에 단 한 건이라도 있었다면 상속주택 평가의 강력한 후보가 됩니다. 상속인 입장에서는 옆집이 언제 얼마에 팔렸는지 알 길이 없다고 느끼기 쉽지만,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정보입니다. 신고 준비 단계에서 같은 동·같은 단지의 2년 치 실거래 내역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또 하나, 규칙 단서는 요건을 충족하는 주택이 여러 채일 때 공동주택가격 차이가 가장 작은 주택을 유사재산으로 보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옆집이 선택된 결정적 이유도 공동주택가격이 상속주택과 완전히 같았기 때문입니다. 거래사례가 여러 건 있을 때 어느 것이 기준이 되는지는 이 단서에 따라 정해지므로, "내게 유리한 거래를 골라 쓰겠다"는 접근은 통하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 안의 거래만 시가가 되는 것 아닌가요?
원칙은 그렇습니다.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본문은 평가기간 이내의 매매·감정·수용·경매·공매 가액을 시가로 규정합니다. 다만 같은 항 단서가 예외를 두고 있어, 평가기준일 전 2년 이내의 거래나 평가기간 경과 후 법정결정기한까지의 거래도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인정되면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가로 쓸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이 바로 그 예외가 적용된 경우입니다.
Q.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는 세무서만 신청할 수 있나요?
조문상 신청 주체에는 상속세 또는 증여세 납부의무가 있는 자, 즉 납세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방국세청장이나 관할세무서장뿐 아니라 납세자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신청한다고 반드시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Q. 그 기간에 집값이 정말 많이 올랐는데 왜 특별한 사정이 아닌가요?
심판원은 이 사건에서 연립주택 매매가격지수 증가분이 4.6p에 그친 점, 공동주택가격 상승에는 공시가격 현실화 요인이 섞여 있는 점, 인근에 개발사업 등 변화가 확인되지 않는 점을 들어 특별한 사정을 부정했습니다. 시장 전반의 등락이나 금리·정책 변화는 그 자체로는 인정받기 어렵고, 해당 부동산에 구체적으로 발생한 변화를 객관적 자료로 보여 주어야 합니다.
Q. 우리 빌라는 단지가 작아 비교할 집이 정말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먼저 같은 단지 내 2년 치 거래를 전수 확인하고, 요건을 충족하는 사례가 없다면 감정평가를 받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감정가액은 평가기간 등 요건을 갖추면 시가로 인정되고, 기준시가 10억원 이하 부동산은 한 곳의 감정가액도 시가로 볼 수 있는 규정이 있습니다. 다만 감정가액이 공시가격보다 높아 당장의 세액이 늘 수 있으므로, 향후 양도 계획까지 함께 놓고 비교해 결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Q. 신고한 지 3년이 지나 고지가 왔습니다. 그래도 내야 하나요?
상속세는 신고만으로 세액이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과세관청의 결정으로 확정되는 세목이고, 부과제척기간도 다른 세목보다 깁니다. 따라서 신고 후 상당한 기간이 지나 결정·고지가 이루어지는 일은 드물지 않습니다. 처분에 다툴 여지가 있다면 고지서를 받은 뒤 정해진 기간 안에 이의신청·심사청구·심판청구 등 불복 절차를 밟아야 하며, 기간을 놓치면 다툴 기회 자체가 사라집니다.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 상속받은 주택과 같은 공동주택단지 안에서 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 이내 거래가 있었는지 확인했다.
- 비교 대상 주택의 주거전용면적 차이가 5% 이내인지 직접 계산해 보았다.
- 비교 대상 주택의 공동주택가격 차이가 5% 이내인지 확인했다.
- 요건을 충족하는 거래가 여러 건이라면 공동주택가격 차이가 가장 작은 주택이 어느 것인지 확인했다.
- 상속개시일 이전 2년 치 같은 단지·같은 동의 실거래 내역을 모두 확인했다.
- 평가기간 안에 요건을 갖춘 거래가 없어 감정평가를 받을지 검토했고, 상속세와 향후 양도세를 함께 따져 보았다.
- 재건축·재개발, 개발사업, 용도지역 변경 등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을 뒷받침할 자료가 있는지 점검했다.
- 신고 당시 어떤 근거로 시가를 산정했는지 기록과 자료를 보관하고 있다.
- 공동주택가격만으로 신고할 경우 사후에 다른 평가액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정리
이 사건의 상속인은 성실하게 움직였습니다. 공시가격으로 편하게 신고하지 않고, 직접 인근 부동산을 돌며 실제 거래사례를 찾아 그 가격으로 신고했습니다. 그런데도 결과는 기각이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법령이 정한 유사재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거래는 아무리 최근 거래이고 아무리 가까운 곳이라도 시가가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요건을 충족하는 옆집 거래는 1년 5개월 전 계약이라도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가가 되었습니다.
정리하면 상속주택 평가에서 순서는 이렇습니다. 첫째, 같은 단지에서 전용면적과 공동주택가격 차이가 각각 5% 이내인 거래를 찾는다. 둘째, 평가기간 6개월뿐 아니라 상속개시일 전 2년까지 확인한다. 셋째, 적절한 사례가 없으면 감정평가 등 다른 평가 방법을 검토한다. 넷째, 어떤 근거로 시가를 정했는지 자료를 남긴다. 이 네 단계를 신고 전에 밟아 두면, 몇 년 뒤 예기치 않은 고지서를 받을 가능성을 상당히 줄일 수 있습니다.
상속주택이 아파트가 아니라 빌라·연립주택이거나, 같은 단지 내 거래가 드문 경우라면 신고 전 평가 방법 결정이 세액과 이후 분쟁 가능성을 좌우합니다. 상속개시일 전 2년 치 거래 확인과 감정평가 여부 판단은 혼자 하기 쉽지 않은 작업이므로, 신고기한에 여유가 있을 때 전문가와 함께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출처 · 조세심판원 조심 2026서1393 (2026.8.4. 의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공공데이터 기반
관련 법령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 같은 법 시행령 제49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15조 제3항
본 글은 공개된 조세심판원 결정례를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결정문의 금액은 원문에서 비공개 처리되어 있어 구체적인 액수는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와 증빙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판단은 반드시 세무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상담 결과나 절세 효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세무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