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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타인 건물이 올라간 상속 토지, 공시지가로 신고했다가 감정평가로 뒤집힌 사례 (조심 2025인2103)

위너세무회계 · 2026년 8월 17일 · 조회 0
상속세 감정평가 법정지상권, 타인 건물이 있는 상속 토지를 공시지가로 신고했다가 감정가액으로 과세된 사례상속세 토지 감정평가 사건 경과, 건물 증여와 임대차계약 체결 후 상속개시까지 시간 순서 정리상속세 조건부 감정평가 비교, 처분청 감정가액 인정과 청구인 감정가액 배제가 갈린 이유상속세 심판 결과 정리, 시행령 위헌 주장과 가격변동 주장이 모두 기각된 이유상속세 토지 평가 자가진단, 타인 건물이 있는 토지와 기준시가 신고 위험 점검 항목

상속받은 부동산 중에서 가장 다루기 어려운 유형이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다른 땅입니다. 부모가 오래전 땅을 사서 건물을 올렸고, 어느 시점에 건물만 자녀에게 증여했다가 부모가 사망하면 남은 토지만 상속재산이 됩니다. 이때 상속인들은 대개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 땅은 위에 남의 건물이 얹혀 있어서 팔 수도, 쓸 수도 없다. 온전한 땅값을 매길 수 없으니 공시지가로 신고하면 된다."

그런데 실제 과세 현장에서는 이 논리가 잘 통하지 않습니다. 국세청은 2020년부터 기준시가로만 신고된 고가 부동산에 대해 사후 감정평가를 실시하고 있고, 감정가액이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 그 가액이 시가가 됩니다. 이 사건은 상속인들이 지상권 제한을 반영한 감정평가서까지 스스로 받아서 제출했는데도, 오히려 그 감정평가서가 "조건부 평가"로 배제되고 과세관청 감정가액이 시가로 인정된 사례입니다. 결론은 기각이었지만,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읽어보면 미리 손을 써야 할 지점이 어디였는지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공시지가로 신고했는데 왜 감정평가가 들어오는가

상속세는 부과과세방식 세목입니다. 납세자가 신고를 하더라도 그것으로 세액이 확정되지 않고, 과세관청이 조사해서 결정·고지해야 확정됩니다. 그래서 과세관청은 과세표준을 정하기 위해 감정을 의뢰할 권한이 있다고 보는 것이 실무의 전제입니다. 상증세법 제60조 제2항은 시가에 감정가격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가액이 포함된다고 하고, 같은 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는 평가기간(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이 지난 뒤 법정결정기한까지 사이에 감정 등이 있는 경우에도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가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실무상 핵심은 두 개의 날짜입니다. 감정가액이 평가기간 안에 있는지는 가격산정기준일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과세관청이 감정을 의뢰할 때 가격산정기준일을 상속개시일로 맞추면 이른바 소급감정이 되는데, 기획재정부는 감정평가서 작성일이 법정결정기한 전이면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대상이 된다고 해석해 왔습니다(재산세제과-92, 2021.1.27.). 이 사건에서도 가격산정기준일은 상속개시일과 같은 날이었고, 감정평가서 작성일은 그보다 약 1년 뒤였지만 법정결정기한 이내였습니다. 즉 신고를 끝냈다고 해서 평가 문제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정 고지가 나올 때까지는 시가가 다시 매겨질 수 있는 구간이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사건은 이렇게 진행되었다

시간 순서로 정리하면 흐름이 분명합니다. 피상속인은 1970년대에 경기도 부천의 대지 363㎡를 매매로 취득했고, 그 위에 1979년 건물이 신축되어 보존등기가 되었습니다. 2007년 피상속인은 건물만 장남에게 증여했습니다. 이 시점부터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분리되었습니다. 이어 2012년 10월, 피상속인과 장남은 이 토지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기간은 2012년부터 2043년까지 약 31년이었고, 월 차임이 정해져 있었으며, 장남이 토지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 피상속인이 보상액의 일부를 지급하고 소송을 하지 않기로 하는 조항, 계약 종료 전 갱신청구권과 임대인의 갱신 거절 제한 조항까지 들어가 있었습니다.

2017년에는 건물이 다시 장남의 배우자에게 증여되어 소유자가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2023년 7월 피상속인이 사망했습니다. 상속인은 배우자와 자녀 2명이었고, 이들은 2024년 1월 상속세를 신고하면서 이 토지에 대해 건물로 인한 지상권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공시지가로 평가했습니다. 같은 달 말에는 상속인들과 장남 사이에 피상속인의 임대차계약을 상속인들이 승계한다는 합의서도 작성되었습니다.

이후 2024년 6월부터 9월까지 지방국세청의 상속세 세무조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조사청은 이 토지를 2개 감정평가법인에 의뢰해 감정가액을 받았고, 그 평균액을 2024년 8월 평가심의위원회 심의에 회부해 시가로 인정받았습니다. 상속인들도 별도로 감정평가사사무소와 감정평가법인 2곳에 의뢰해 지상권 제한을 반영한 감정평가서를 받아 제출했습니다. 처분청은 2025년 2월 부동산 과소평가액을 반영해 상속세를 각각 결정·고지했고, 상속인들은 2025년 4월 심판청구를 제기했습니다. 결과는 기각이었습니다.

청구인들의 주장, 세 갈래로 나뉘었다

첫째, 시행령 규정 자체가 위헌·위법이라는 주장입니다. 평가기간이 지난 뒤 법정결정기한까지의 감정가액을 시가로 인정하는 것은 법률이 아니라 시행령으로 과세표준을 사후에 정하도록 한 것이고,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우면 법 제60조 제3항의 보충적 평가방법(토지는 개별공시지가)을 써야 하는데 시행령이 이를 뛰어넘었으며, 이미 신고를 마친 납세자는 감정평가를 받을 실익이 없으므로 결국 과세관청만 활용할 수 있는 무기라는 것입니다. 조세법률주의가 요구하는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침해한다는 취지였습니다.

둘째,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주장입니다. 상속개시 연도와 다음 연도의 개별공시지가가 상승 추세였으므로 가격변동이 있었다고 보아야 하고,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는 사실이 가격변동 부존재의 법적 증명이 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셋째, 가장 비중이 큰 주장으로 처분청 감정가액이 토지를 원형대로 평가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상속인들은 이 토지에 소유자가 다른 건물이 존재하므로 등기 없이도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성립하고, 지상권은 물권이어서 소유자가 바뀌어도 제3자에게 주장할 수 있으며, 형식은 임대차계약이지만 실질은 지상권 계약이었고 가족 간 분쟁을 막기 위해 임대차 형식을 취한 것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민법 제280조와 제289조에 따라 견고한 건물의 지상권은 최소 30년이 보장되는 강행규정이라는 점, 건물 철거 특약이 없으면 건물 소유자가 관습상 법지상권을 취득한다는 대법원 판례(2022.7.21. 선고 2017다236749)도 인용했습니다. 나아가 처분청 감정평가서에 "건물이 존재하나 이에 구애됨이 없이 평가하였다"고 기재된 점, 임대상황이 "미상"으로 되어 있는 점을 들어 이는 지상권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자의적 조건을 전제로 한 평가여서 시행령 제49조 제1항 제2호 단서의 제외 대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특수관계인이 지상권과 유사한 효력의 가등기를 설정한 사정을 반영하지 않은 감정가액을 시가로 보기 어렵다고 한 선례(조심 2021중6764)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이와 함께 상속인들은 부모와 장남 사이에 실제로 갈등이 있었음을 보이려고 온라인 대화내역과 피상속인의 일기장을 제출했고, 처분청 감정가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중개사에게 매도를 의뢰했으나 매수문의가 없었다는 점을 공인중개사 3명의 확인서와 매매 광고지로 증명하려 했습니다. 또한 처분청이 의뢰한 두 감정기관의 가액이 일치한 것은 의뢰인의 요청이나 기관 간 협의를 방증한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과세관청의 반박, 근거는 무엇이었나

위헌 주장에 대해서는, 법 제60조 제2항이 시가를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적으로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으로 정의한 다음 구체적 범위를 대통령령에 위임했으므로 위임의 대강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고, 위임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법 제60조 제3항은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보충적 평가방법을 쓰라는 것이므로, 구체적 사정에 맞추어 시가를 계산해 정할 수 있다면 그것이 우선한다는 논리도 제시했습니다. 예측가능성 침해 주장에 대해서는 2020년 감정평가사업 시행 보도자료와 2023년 상속세 및 증여세 사무처리규정 개정으로 감정평가 대상 선정기준이 이미 공개되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가격변동 쟁점에 대해서는, 상속개시일과 가격산정기준일 사이에 형질변경 같은 이례적 사유가 없었고 토지의 현황과 이용 상태가 동일했으며 지가변동률이 0.68% 수준으로 미미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시간 간격에 따른 가액 변동은 통상적인 것이고 감정평가 과정의 시점수정으로 보정된다는 점도 덧붙였습니다.

지상권 쟁점에 대한 반박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처분청은 조사청이 의뢰한 감정평가서에는 별도의 감정평가 조건이 없는 반면, 상속인들이 의뢰한 감정평가서에는 "의뢰인의 요청에 의거"하여 건물로 인한 제한 정도를 고려한 조건부 평가를 했다고 기재되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토지에 지상권 설정등기가 없고 임대차계약서에도 지상권에 관한 내용이 없으므로 제한물권이 설정되었다고 볼 수 없으며, 건물 소유자가 상속인들과 특수관계인이어서 건물이 토지의 사용·수익에 중대한 제약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지상 건축물에 구애받지 않은 토지 감정평가도 적법하다는 하급심 판시(서울고등법원 2024.12.4. 선고 2023누64821)도 인용했습니다. 감정가액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과세관청이 적극적으로 의뢰한 감정가액이 객관적 교환가격을 공정하게 반영한다면 시가로 인정할 수 있다는 판시(서울행정법원 2023.5.12. 선고 2021구합72178)도 함께 제시되었습니다.

심판원의 판단과 법리, 지상권은 있었는가

심판원은 세 쟁점을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먼저 위헌 주장에 대해서는, 헌법 제107조 제2항이 명령·규칙의 위헌·위법 여부는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심리일 현재까지 이 규정에 관해 대법원이 위헌으로 판단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으므로 규정은 일단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즉 심판 단계에서 시행령 무효론만으로 다투는 것은 사실상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가격변동 쟁점에 대해서는, 평가기준일과 가격산정기준일 사이에 가격 변동을 일으키는 이례적 사유가 없었고 토지의 현황과 이용 상태가 동일했으므로, 시간의 흐름에 따른 미미한 개별공시지가 상승을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핵심인 세 번째 쟁점에서 심판원은 판단 기준을 명확히 세웠습니다. 시행령 제49조 제1항 제2호는 가목(일정한 조건이 충족될 것을 전제로 평가한, 납부목적에 적합하지 않은 감정가액)나목(평가기준일 현재 재산의 원형대로 감정하지 않은 감정가액)을 제외한 나머지 감정가액의 평균액을 시가로 하고 있으므로, 양측 감정가액의 적법성은 이 두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기준으로 따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이 결정적입니다. 심판원은 등기사항전부증명서상 이 토지에 설정된 지상권이 없다는 점, 그리고 토지와 지상 건물의 소유권이 분리된 뒤 건물 소유자와 토지 소유자 사이에 건물 소유를 위한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었으므로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포기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지적하며 대법원 1991.5.14. 선고 91다1912 판결을 인용했습니다. 따라서 이 토지 위에 지상권은 없는 것으로 보이고, 지상권 제한을 30% 수준으로 반영해 산정한 상속인들의 감정가액은 오히려 가목의 "일정한 조건이 충족될 것을 전제로 평가한 감정가액"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반면 처분청 감정가액은 별도의 감정평가 조건 없이 시장가치를 기준으로 평가되었고, 감정 결과는 감정 방법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 현저한 잘못이 없으면 존중해야 하며(대법원 2012.11.29. 선고 2010다93790), 감정평가의 위법이 중대하고 객관적으로 명백해 당연무효인 경우가 아니라면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가로 인정된 감정가액은 원칙적으로 시가로 보아야 한다는 선례(조심 2014서11, 2015.9.7.)를 들어, 중대한 사실관계 누락 등 중대·명백한 하자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이렇게 심판청구는 전부 기각되었습니다.

상속인이 받은 감정평가가 오히려 불리해진 구조

이 사건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상속인들이 비용을 들여 받은 감정평가서 2건이 과세를 막는 방패가 아니라 배제 사유의 증거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감정평가 실무기준 610-1.7.7은 지상 정착물과 소유자가 다른 토지는 정착물이 토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평가하라고 하고, 지상권이 설정된 토지는 지상권 제한 정도를 고려해 평가하라고 합니다. 상속인들이 의뢰한 감정평가사들은 이 기준에 따라 제한 정도 반영이 합리성·적법성·실현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지상권 상당 비율을 30% 수준으로 결정했습니다. 감정평가 실무의 관점에서는 무리한 판단이 아닙니다.

그런데 세법의 관점은 다릅니다. 시행령은 "의뢰인 요청에 따른 조건"이 붙은 감정가액을 시가에서 제외하고 있고, 감정평가서에 "의뢰인의 요청에 의거"라는 문구가 남아 있으면 그 자체가 가목 해당 여부를 판단하는 단서가 됩니다. 게다가 그 조건의 전제(지상권 존재)가 등기부와 계약서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조건은 곧 사실이 아닌 가정이 됩니다. 감정평가와 세무평가는 목적이 다르다는 점을 놓치면, 감정평가서 한 장 때문에 논리가 무너집니다.

또 하나, 네 곳의 감정기관 모두 임대상황을 "미상"으로 기재했습니다. 상속인들은 처분청 감정서의 "미상" 기재를 문제 삼았지만, 자신들이 의뢰한 감정서에도 같은 기재가 있었습니다. 상증세법 제61조 제5항은 사실상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재산은 임대료 환산가액과 보충적 평가액 중 큰 금액으로 평가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특수관계인 사이의 낮은 차임을 근거로 임대료 환산가액을 주장하는 전략도 시가(감정가액)가 확인되면 설 자리가 좁아집니다.

항목별 판단 결과

쟁점청구인 주장심판원 판단
① 시행령 규정의 위헌·위법법률이 아닌 시행령으로 사후 감정을 허용해 조세법률주의 위반기각. 대법원이 위헌으로 판단한 사실이 없어 규정은 유효
②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개별공시지가가 상승했으므로 가격변동이 있었다기각. 현황·이용상태 동일, 미미한 상승은 특별한 사정 아님
③ 지상권 반영 여부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존재하나 반영되지 않았다기각. 지상권 등기 없고 임대차 체결로 법정지상권 포기로 봄
④ 청구인 감정가액실무기준에 따른 정당한 평가조건부 평가에 해당해 시가에서 제외
⑤ 처분청 감정가액자의적 조건 전제, 원형대로 감정하지 않음중대·명백한 하자 없어 시가로 인정
결론과세 취소 요구심판청구 기각

표를 보면 다툴 만한 논점이 여러 개였는데도 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각 논점이 개별적으로 약했기 때문이 아니라, 가장 앞단의 사실관계(지상권이 등기되어 있는가, 계약의 형식이 무엇인가)가 청구인에게 불리했기 때문입니다. 사실관계가 정리되지 않으면 그 위에 쌓은 법리 주장은 연쇄적으로 무너집니다.

실무 포인트, 이 사건이 남긴 교훈

포인트 ①. 권리는 등기로 말한다.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은 등기 없이도 성립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그러나 세무평가 국면에서 과세관청과 심판원이 가장 먼저 보는 서류는 등기사항전부증명서입니다. 이 사건에서 토지 등기부에는 지상권이 없었고, 건물 등기부에도 권리 제약 사항이 없었습니다. 토지 가치를 실제로 제약하는 권리가 있다면, 분쟁이 생기기 전에 지상권 설정등기로 외부에 드러나게 해두는 것이 평가 국면에서 훨씬 강한 증거가 됩니다. 다만 특수관계인 사이에 무상이나 저가로 권리를 설정하면 별도의 증여 문제가 검토될 수 있으므로, 등기 전에 세무 검토를 함께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포인트 ②. 임대차계약서가 지상권 주장을 스스로 깎아낸다. 심판원이 인용한 대법원 91다1912 판결의 취지는, 토지와 건물 소유자가 달라진 뒤 건물 소유를 위한 임대차계약을 맺었다면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포기한 것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가족 간 분쟁을 예방하려고 임대차계약서를 만들어 둔 선의의 행동이, 10년 뒤 상속세 평가에서 "지상권은 없다"는 결정적 근거로 작동했습니다. 계약서 한 장이 세금에 미치는 영향을 계약 시점에 함께 검토했어야 하는 사안입니다.

포인트 ③. 감정평가를 의뢰할 때 "조건"을 붙이지 마라. 상속·증여세 목적의 감정평가는 담보평가나 컨설팅 평가와 목적이 다릅니다. 시행령은 조건부 평가와 원형대로 평가하지 않은 감정가액을 시가에서 제외합니다. 낮은 가액이 나오도록 의뢰인이 조건을 요청하면 그 사실이 감정평가서에 기재되고, 그 기재가 곧 배제 사유가 됩니다. 제한 요인이 있다면 조건을 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그 제한이 객관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등기, 판결, 분쟁 기록 등)을 감정평가사에게 자료로 제공해 평가에 자연스럽게 반영되게 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포인트 ④. 신고 단계에서 미리 감정을 받는 선택지를 검토하라. 상속인들은 시행령이 과세관청만 활용할 수 있는 규정이라고 주장했지만, 규정 문언상 감정가액을 평가심의위원회에 회부할 신청권은 납세자에게도 있습니다. 기준시가와 실제 시세 차이가 큰 부동산은, 신고 단계에서 조건 없는 감정평가 2건을 받아 그 평균액으로 신고하는 쪽이 사후 감정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감정가액이 기준금액에 미달하는 경우 등에는 세무서장이 다른 기관에 재감정을 의뢰할 수 있고, 기준금액 이상이어도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로 부적정 판정이 나올 수 있으므로, 신고 전 유불리 비교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포인트 ⑤. 법정결정기한을 달력에 적어두라. 상속세 신고를 마쳤다고 평가가 확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 감정평가서 작성일은 신고 후 약 반년이 지난 시점이었고, 법정결정기한 이내였기 때문에 심의대상이 되었습니다. 기준시가로 신고한 고가 부동산이 있다면 이 기간 동안 감정평가 통지나 조사 착수 연락이 올 수 있다고 전제하고, 대응 자료를 미리 축적해 두어야 합니다.

포인트 ⑥. 심판 단계에서 위헌 주장만으로 승부하지 마라. 심판원은 명령·규칙의 위헌 심사권이 대법원에 있다는 이유로 이 주장을 사실상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규정 자체의 효력을 다투려면 행정소송으로 가야 하고, 심판 단계에서는 개별 감정가액의 하자와 사실관계에 집중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감정 방법의 오류, 비교표준지 선정의 부적절, 사실관계 누락 같은 구체적 하자를 감정평가 전문가와 함께 짚어내는 작업이 실질적인 승부처입니다.

포인트 ⑦. 정서적 증거는 힘이 약하다. 상속인들은 부모와 자녀 사이 갈등을 보이려고 대화 기록과 일기장을 냈고, 매수문의가 없었다는 중개사 확인서도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자료는 특수관계의 존재나 등기 내용 같은 객관적 사실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반면 진행 중인 소송의 판결문, 확정된 조정 결과, 공적 기록은 훨씬 강한 증거가 됩니다. 실제 분쟁이 있다면 그 결과 문서를 확보한 뒤 다투는 전략이 유리합니다.

포인트 ⑧. 미미한 공시지가 변동은 방어 논리가 되지 않는다. 소급감정을 공격할 때 흔히 쓰이는 논리가 "그 사이 가격이 변했다"인데, 이 사건에서 지가변동률은 1% 미만이었고 심판원은 시간 흐름에 따른 통상적 변동으로 보았습니다. 이 논리를 쓰려면 형질변경, 용도지역 변경, 개발계획 발표, 인접 대규모 거래 등 구체적이고 이례적인 사정을 특정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속세를 이미 신고했는데도 나중에 감정평가로 세금이 늘어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상속세는 과세관청의 결정으로 확정되는 세목이고, 시행령은 평가기간이 지난 뒤에도 법정결정기한까지 사이의 감정가액을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가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신고는 상속개시 이듬해 1월에 끝났지만, 그 뒤 진행된 조사에서 감정이 이루어져 과세되었습니다. 기준시가로만 신고한 고가 부동산이 있다면 이 가능성을 전제로 준비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Q. 땅 위에 다른 사람 명의 건물이 있으면 토지 가치를 낮게 평가받을 수 있나요?

일률적으로 그렇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감정평가 실무기준은 정착물이 토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라고 하지만, 세법상 시가 인정은 그 제한이 객관적으로 존재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지상권 설정등기가 없고 오히려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어 있으면, 이 사건처럼 제한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제한의 존재를 등기와 문서로 뒷받침할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Q. 가족끼리 임대차계약을 써두면 나중에 유리한가요, 불리한가요?

목적에 따라 다릅니다. 임대료 수수 사실은 무상사용에 따른 증여 문제를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이 사건처럼 지상권 제한을 근거로 토지 가치를 낮게 주장하려는 국면에서는, 임대차계약의 존재가 법정지상권 포기의 근거로 해석되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계약 형식을 정할 때 향후 상속·증여 국면까지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Q. 감정평가를 두 곳에서 받았는데도 인정되지 않을 수 있나요?

있습니다.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 두 곳의 평균액이라는 형식 요건을 갖추어도, 일정한 조건을 전제로 평가한 경우나 평가기준일 현재 재산의 원형대로 감정하지 않은 경우는 시가에서 제외됩니다. 또 감정가액이 기준금액에 미달하면 세무서장이 다른 기관에 재감정을 의뢰할 수 있고, 기준금액 이상이라도 평가심의위원회 심의에서 부적정하다고 인정되면 배제될 수 있습니다.

Q. 실제로 그 가격에 팔리지 않는데도 감정가액이 시가가 되나요?

이 사건 상속인들도 중개사 확인서와 광고지로 매수문의가 없었다는 점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심판원은 감정 결과가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 현저한 잘못이 없으면 존중해야 하고, 위법이 중대·명백해 당연무효인 경우가 아니라면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친 감정가액을 시가로 보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매매가 안 된다는 사정만으로 감정가액을 부정하기는 어렵고, 감정 방법 자체의 구체적 하자를 지적해야 합니다.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 상속받을 또는 상속받은 토지 위에 다른 사람 명의의 건물이 있는가
  • 그 제한이 등기로 드러나 있는가, 아니면 계약서만 있는가
  • 토지 소유자와 건물 소유자 사이에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어 있는가
  • 임대차 차임이 시세와 크게 다른 특수관계인 간 금액인가
  • 해당 부동산을 기준시가(개별공시지가)로만 신고할 계획인가
  • 기준시가와 예상 시세의 차이가 큰 편인가
  • 감정평가를 의뢰할 때 감정평가사에게 조건을 요청할 생각인가
  • 신고기한과 법정결정기한이 각각 언제인지 파악하고 있는가
  • 세무조사 결과통지나 감정평가 안내를 이미 받았는가
  • 제한 사유를 뒷받침할 판결문, 조정문, 공적 기록을 확보했는가

세 개 이상 해당한다면 신고 전에 평가 전략을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이미 조사 통지나 감정평가 관련 연락을 받았다면, 감정평가서의 기재 문구(조건 유무, 임대상황 기재, 비교표준지 선정)를 한 줄씩 확인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정리

이 사건의 결론은 기각이었지만, 패인은 세법 해석이 아니라 10여 년 전 만들어 둔 계약서와 하지 않은 등기에 있었습니다.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를 분리하면서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선택이 상속 시점에 지상권 부정의 근거가 되었고, 제한을 반영하려고 받은 조건부 감정평가가 시가 배제 사유로 돌아왔습니다. 세금 문제는 사망 이후에 터지지만, 승부는 그보다 훨씬 앞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입니다. 아직 상속이 개시되지 않았다면 토지와 건물의 소유 구조, 권리 설정 상태, 계약 형식을 세무·법률 관점에서 함께 점검해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미 상속이 개시되었다면 신고 전에 평가 방법을 비교해 결정하고, 조사가 시작되었다면 감정평가서의 구체적 하자와 사실관계 누락을 정면으로 다투는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 등기부와 계약서에 남아 있는 기록이 결론을 좌우한다는 점은 같습니다.


출처 · 조세심판원 조심 2025인2103 (2026.6.30. 의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공공데이터 기반
관련 법령 · 「상증세법」 제60조, 「같은 법 시행령」 제49조

본 글은 공개된 조세심판원 결정례를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결정문의 금액은 원문에서 비공개 처리되어 있어 구체적인 액수는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와 증빙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판단은 반드시 세무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상담 결과나 절세 효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세무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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