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전세계약 해주고 자녀만 살았습니다, 금전 무상대여인가 임대용역 무상제공인가 (조심 2025서3447)




부모가 전세계약을 해주고 자녀가 사는 구조, 세무조사에서 반드시 걸립니다
자녀가 결혼해서 독립할 때, 부모가 전세보증금을 대신 부담하는 일은 아주 흔합니다. 그런데 그 방식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나는 자녀 명의로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부모가 보증금을 자녀에게 송금해 주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부모 본인 명의로 전세계약을 체결한 뒤 자녀만 들어가서 사는 방식입니다. 겉으로는 비슷하지만 세법상 취급은 전혀 다릅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진행하면 나중에 상속세 조사에서 예상하지 못한 증여세 고지서를 받게 됩니다.
이번에 살펴볼 사건은 바로 두 번째 방식입니다. 어머니가 본인 명의로 두 아들이 각각 살 아파트의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도 어머니 계좌에서 임대인에게 직접 송금했으며, 주민센터에서 어머니 명의로 확정일자까지 받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어머니는 그 집에 살지 않았고, 아들들이 각각 3년 가까이 무상으로 거주했습니다. 어머니가 사망한 뒤 상속세 조사가 들어왔고, 국세청은 이 구조를 어머니가 자녀에게 보증금 상당의 돈을 무이자로 빌려준 것으로 재구성해 금전 무상대출에 따른 이익의 증여로 증여세를 부과했습니다.
납세자는 상속세 신고 무렵 스스로 이 문제를 인식하고 부동산 무상사용에 따른 이익의 증여로 증여세를 기한후신고까지 해두었습니다. 그런데도 과세관청은 그 신고를 부인하고 훨씬 무거운 방식으로 다시 계산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같은 사실관계를 어느 조항으로 포섭하느냐에 따라 세액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사건 경과, 시간 순서로 정리
피상속인인 어머니는 2020년 4월과 5월에 걸쳐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의 아파트 두 채에 대해 각각 전세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두 계약 모두 계약 당사자는 어머니였고, 보증금은 어머니 계좌에서 각 임대인의 계좌로 직접 이체되었습니다. 어머니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에서 임대차계약에 대한 확정일자까지 부여받았습니다. 즉 보증금반환청구권을 어머니가 확실하게 확보하는 형식을 취한 것입니다.
어머니는 두 집 어디에도 거주하지 않았습니다. 장남은 2020년 4월부터, 차남은 2020년 5월부터 각각 어머니의 사망일인 2023년 4월까지 약 3년간 해당 주택에 주민등록을 이전해 거주했습니다. 두 아들은 계약 당시 직장이 있는 성년으로 각자 가정을 이루고 있었고, 어머니와 함께 살지 않았습니다.
어머니가 2023년 4월 사망한 후, 두 아들은 2023년 10월 상속세를 신고했습니다. 이때 두 전세보증금 반환채권을 상속재산에 포함시켰고, 동시에 자신들이 타인 소유 부동산을 무상으로 사용했다고 보아 상증법 제37조에 따른 부동산 무상사용 이익의 증여로 증여세를 기한후신고, 납부했습니다. 아울러 상속받은 서초구 소재 토지와 건물의 지분은 기준시가로 평가해 신고했습니다.
2024년 4월 조사청이 상속세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조사청은 세 가지를 문제 삼았습니다. 첫째, 부동산 지분을 기준시가로 신고한 것을 부인하고 감정평가기관 두 곳에 감정을 의뢰해 그 평균액을 시가로 결정했습니다. 감정평가서 작성일은 2024년 4월 11일과 12일, 가격산정기준일은 상속개시일이었고, 2024년 5월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가로 인정받았습니다. 둘째, 전세보증금 관련 증여세 기한후신고를 부인하고 금전 무상대출 이익의 증여로 재계산했습니다. 셋째, 어머니가 자신의 아버지(청구인들의 외할아버지)로부터 상속받아 보유하던 채권이 상속재산에서 누락되었다고 보아 이를 가산하고, 그 채권의 무이자 대여에 해당하는 이익을 채무자들이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사전증여재산으로 상속재산에 더했습니다.
처분청들은 이 조사 결과에 따라 상속세와 증여세를 각각 결정, 고지했고, 두 아들은 이의신청을 거쳐 2025년 8월 심판청구를 제기했습니다.
청구인들의 주장, 형식을 존중해 달라
청구인들의 주장은 네 갈래였습니다. 첫째 쟁점은 소급감정입니다. 청구인들은 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 이내에도, 평가기준일 전 2년 이내에도 매매나 감정 사례가 없어 기준시가로 신고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과세관청이 사후에 일방적으로 감정을 실시해 시가를 만들어내면 보충적 평가방법을 규정한 조항이 형해화되고 예측가능성이 사라져 조세법률주의에 반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실제로 심판청구 이후 체결된 매매계약의 가액이 감정가액보다 상당히 낮았고, 공시지가 대비 배율이나 정부가 발표한 공시지가 시세반영률로 역산한 수치와도 크게 어긋난다며 감정가액이 객관적 교환가치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다퉜습니다. 나아가 사무처리규정 기준에 해당하는 모든 납세자에게 감정을 실시하지 않고 선별적으로 대상을 골랐다는 점에서 조세평등주의 위반이라고도 했습니다.
둘째, 전세보증금 쟁점에서 청구인들은 자신들이 얻은 이익의 실체는 부동산을 무상으로 사용한 이익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어머니가 직접 계약서를 쓰고 어머니 계좌에서 보증금을 지급했으며 어머니 명의로 확정일자를 받았으므로, 보증금반환채권자는 어머니이고 자녀는 채권자가 아닙니다. 만약 과세관청 논리대로 어머니가 자녀의 보증금을 대신 지급한 것이라면 반환채권자가 자녀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 모순이라는 것입니다. 주위적으로는 상증법 제37조 부동산 무상사용 이익, 예비적으로는 제42조 제1항 제3호 용역의 무상제공에 따른 이익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유사한 선례로 조심 2023서7797을 제시했습니다.
셋째, 외할아버지의 공동상속인들이 작성한 합의서에 따라 채무자 겸 상속인 중 한 명이 자신에 대한 채권을 모두 상속받기로 했으므로 어머니에게는 그 채권이 남아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넷째, 상속재산에 가산한 사전증여재산에 대한 증여세 산출세액을 상속세 산출세액에서 공제하지 않은 것은 상증법 제28조의 입법취지에 반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과세관청의 반박, 실질을 보라
과세관청은 감정평가 쟁점에 대해 절차의 적법성을 강조했습니다. 감정평가서의 가격산정기준일은 상속개시일이고 작성일은 상속세 법정결정기한 이내이며,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가로 인정받았다는 것입니다. 시가란 원칙적으로 정상적 거래에 의해 형성된 객관적 교환가격을 뜻하지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한 가액도 포함하는 개념이고, 거래를 통한 교환가격이 없다면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의 감정가격도 시가로 볼 수 있으며 그것이 소급감정이라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대법원 2005.9.30. 선고 2004두2356 판결을 인용했습니다.
조세평등주의 주장에 대해서는, 아파트나 오피스텔 같은 주거용 부동산은 유사매매사례가액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지만 비주거용 부동산은 개별성이 강하고 거래가 드물어 공시가격으로 신고하는 관행이 있었고 현실화율도 낮아 형평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세청이 2020년 1월 보도자료로 감정평가 대상과 기준을 밝힌 바 있고, 시가와 신고가액 차이가 큰 고가 부동산을 선별해 감정하는 것이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은 아니라며 서울행정법원 2023.11.3. 선고 2022구합538 판결 등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전세보증금 쟁점에서는 국세기본법 제14조 실질과세를 들고나왔습니다. 청구인들은 계약 당시 직장이 있는 성년으로 각자 가정을 이루고 별도 거주하고 있었으므로 어머니가 이들을 부양할 목적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이유가 없고, 계약 후 어머니는 전혀 거주하지 않았으며 자녀들이 주민등록을 옮겨 거주했으니, 사실상 자녀가 지급해야 할 보증금을 어머니가 대신 지급한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대법원 2012.1.19. 선고 2008두8499 전원합의체 판결을 인용해 실질과세의 취지를 강조했습니다.
또한 제37조는 어머니 소유 부동산이 아니므로 적용할 수 없고, 제42조 제1항 제3호는 임대차계약서상 계약자가 어머니이고 어머니와 자녀 사이에 별도의 주택 무상사용 약정이 확인되지 않으며 동거나 부양 목적으로 거주하게 한 것으로 보기도 어려워 적용이 어렵다고 했습니다. 청구인들이 제시한 선례는 부양의무가 있는 부친이 자녀의 학업과 생활 편의를 위해 임차한 사안이어서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구분했습니다. 증여세액공제에 대해서는 아직 증여세가 부과된 사실이 없으므로 공제할 세액이 존재하지 않고, 추후 증여세가 확정되면 경정청구로 구제받으면 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심판원 판단 ①, 소급감정가액은 시가로 인정된다
심판원은 감정평가 쟁점에서 청구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근거는 여러 갈래였습니다. 우선 상증법 제60조 제1항, 제2항의 위임에 따라 시행령 제49조 제1항이 평가의 원칙과 기준을 구체화하면서, 그 단서에서 평가기간에 해당하지 않는 기간의 매매 등 가액도 시가로 볼 수 있는 요건을 별도로 명확히 하고 있으므로 이를 위임범위를 벗어난 무효 규정으로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 점에서 대법원 2026.4.2. 선고 2025두35499 판결이 같은 취지라고 인용했습니다.
다음으로, 평가기간이 지난 뒤라도 상속세 법정결정기한 내에 감정이 있고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가로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 감정가액은 상속개시일을 가격산정기준일로 하고 법정결정기한 전에 감정평가서가 작성되었으며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했으므로 요건을 충족합니다. 참조 선례로 조심 2024전4927(2025.2.6.)을 들었습니다.
청구인들이 제출한 실제 매매계약에 대해서는 두 가지 이유로 배척했습니다. 심리일 현재 잔금이 청산되지 않았고, 그 계약이 상속세 법정결정기한을 지나서 체결되었으므로 시가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공시지가 대비 배율이나 정부 발표 시세반영률로 역산한 추정치 역시 감정가액의 시가성을 부정할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부분은 기각되었습니다.
심판원 판단 ②, 금전 무상대여가 아니라 임대용역의 무상제공이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에서 심판원은 청구인들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논리의 출발점은 입증책임입니다. 심판원은 조세부과처분 취소쟁송에서 경험칙에 비추어 과세요건사실이 추정되는 경우라면 납세자가 그 경험칙 적용을 배제할 특별한 사정을 증명해야 하지만, 그러한 경험칙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원칙으로 돌아가 과세요건사실을 과세관청이 증명해야 한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5.9.10. 선고 2015두41937 판결).
이어서 납세의무자는 같은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여러 법률관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과세관청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들이 선택한 법률관계를 존중해야 한다는 대법원 2001.8.21. 선고 2000두963 판결을 인용했습니다. 즉 실질과세는 만능열쇠가 아니며, 당사자가 선택한 형식을 부정하려면 그 형식이 조세회피를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는 점이 밝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관계에 대입한 결론은 명확했습니다. 어머니가 전세계약을 체결했고, 확정일자를 받았으며, 보증금을 임대인에게 실제 지급했고, 그에 따라 보증금반환청구권도 어머니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머니가 쟁점 전세주택의 사용, 수익권자이고 청구인들은 어머니로부터 그 사용, 수익권을 증여받아 주택을 무상으로 사용, 수익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다만 어머니는 소유자가 아니라 사용, 수익권자이므로 부동산 무상사용을 규정한 제37조를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심판원은 결정적인 한 문장을 덧붙였습니다. 사용, 수익권을 증여한 것과 보증금 상당의 금전을 무상대여한 것은 어머니, 임대인, 자녀 사이의 법적 형식과 효과가 다르고 회수가능성 측면에서도 중요한 차이가 있으므로, 조세회피 목적의 가장거래라는 명확한 근거가 제시되지 않는 한 함부로 당사자들의 법률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사안은 금전 무상대여가 아니라 임차권의 무상제공, 즉 상증법 제42조에 따른 부동산 임대용역의 무상제공에 따른 이익의 증여로 보아 과세표준과 세액을 경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심판원 판단 ③④, 상속채권은 유지, 증여세액공제는 인용
외할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채권을 상속재산에서 빼야 한다는 주장은 기각되었습니다. 심판원은 공동상속인들이 작성한 합의서 문언 자체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합의서에는 소멸한 채권을 제외한 나머지 채권을 반영해 해당 상속인의 상속재산 분할분에서 그만큼 차감하기로 되어 있었으므로, 합의서대로 이행되더라도 어머니가 상속받을 재산은 소멸된 채권 지분만큼 다른 상속재산 지분이 늘어나 총 상속재산가액에는 변동이 없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심리일 현재까지 외할아버지 상속재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모든 상속재산이 법정지분에 따라 신고, 과세된 상태라는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반면 증여세액공제 쟁점은 인용되었습니다. 심판원은 상증법 제28조가 상속세 산출세액에서 공제할 세액을 증여세 납부세액이나 부과세액이 아니라 증여세 산출세액이라고 규정하고 있다는 문언에 주목했습니다. 이 조항은 상속개시일 전 일정 기간 내 증여재산을 상속재산가액에 가산하도록 한 것에 대한 조정 조항으로, 증여세를 고려하지 않으면 같은 재산에 상속세와 증여세를 이중으로 과세하거나 비과세 증여재산에 상속세를 부과하는 결과가 되므로, 여기서 말하는 증여세액은 부과된 또는 부과될 증여세액을 뜻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7.5.26. 선고 2017두35738 판결, 대법원 2012.5.9. 선고 2012두720 판결 등).
이 사건에서 조사청은 채무자들에 대한 증여세 과세자료를 관할 세무서에 통보했지만 심리일까지 증여세가 실제로 과세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심판원은 아직 부과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산출세액을 공제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상속인이 아닌 제3자가 사전증여를 받은 경우 상속세 납세의무자와 증여세 납세의무자가 달라 상속인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사유로 이중부담을 지게 되는데, 그 불이익을 납세자에게 전가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읽힙니다.
항목별 판단 결과
| 쟁점 | 청구인 주장 | 결과 | 핵심 근거 |
|---|---|---|---|
| 소급감정가액을 시가로 본 처분 | 기준시가로 신고할 수밖에 없었고 감정가액은 객관적 교환가치와 동떨어짐 | 기각 | 가격산정기준일이 상속개시일, 작성일이 법정결정기한 내, 평가심의위원회 심의 통과 |
| 심판청구 후 체결된 실제 매매가액 반영 | 실제 매매가액이 감정가액보다 낮으므로 이를 시가로 봐야 함 | 기각 | 잔금 미청산, 법정결정기한 경과 후 계약이므로 시가로 볼 수 없음 |
| 전세보증금을 금전 무상대출로 본 처분 | 금전 대여가 아니라 부동산 사용 또는 임대용역의 무상제공 | 인용, 제42조로 경정 | 계약자, 확정일자, 보증금 지급, 반환청구권 모두 피상속인 귀속 |
| 제37조 부동산 무상사용 적용 여부 | 타인 부동산을 무상사용했으므로 제37조 적용 | 불채택 | 피상속인은 소유자가 아니라 사용, 수익권자에 해당 |
| 외할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채권의 상속재산 제외 | 합의서에 따라 채권이 소멸했으므로 제외해야 함 | 기각 | 합의서대로도 다른 상속재산 지분이 늘어 총 상속재산가액 변동 없음 |
| 미고지 상태 사전증여의 증여세액공제 | 증여세 산출세액은 상속세 산출세액에서 공제해야 함 | 인용 | 제28조는 부과된 또는 부과될 증여세 산출세액을 뜻함 |
실무 포인트, 결론을 가른 것은 서류의 이름이었다
이 사건에서 승패를 가른 것은 어머니가 계약 당사자였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서류 세 가지였습니다. 임대차계약서상의 계약자 명의, 어머니 계좌에서 임대인 계좌로 직접 이체된 보증금, 그리고 어머니 명의로 받은 확정일자입니다. 이 세 가지가 하나로 정합적이었기 때문에 심판원은 보증금반환청구권이 어머니에게 남아 있다고 보았고, 그 결과 자녀가 얻은 이익의 성격이 금전 대여가 아닌 사용, 수익권 제공으로 정리되었습니다.
반대로 만약 계약서는 어머니 명의였는데 확정일자를 자녀 명의로 받았거나, 보증금 일부가 자녀 계좌를 경유해 임대인에게 갔거나, 계약 갱신 과정에서 자녀 명의로 바뀐 흔적이 있었다면 결론은 달라질 수 있었습니다. 실질과세를 다투는 사건에서 과세관청이 형식을 부정하려면 조세회피 목적의 가장거래라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심판원의 법리는, 뒤집어 말하면 납세자 쪽 형식이 일관되어야 비로소 그 방어가 작동한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 포인트는 세액 차이의 방향입니다. 금전 무상대출 이익은 대출금액에 적정 이자율(연 1000분의 46)을 곱해 계산하고, 부동산 임대용역의 시가는 시가가 불분명한 경우 부동산가액에 연 100분의 2를 곱해 계산합니다. 계산 구조 자체가 다르므로 어느 조항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증여재산가액이 크게 달라집니다. 또한 제37조는 기준금액이 1억원, 제41조의4와 제42조 제1항 제1호 유형은 1천만원으로 문턱도 다릅니다. 하나의 증여에 여러 조항이 동시에 적용되면 이익이 가장 많게 계산되는 하나만 적용한다는 제43조도 함께 검토되어야 합니다. 어느 조항으로 신고할지를 정하는 것이 곧 세액을 정하는 일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세 번째 포인트는 비주거용 부동산의 기준시가 신고가 얼마나 위험한지입니다. 이 사건 납세자는 평가기간과 평가기준일 전 2년 내에 매매나 감정 사례가 없어 기준시가로 신고했습니다. 절차상 하자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조사청이 법정결정기한(상속세 신고기한부터 9개월) 안에 감정을 붙여 시가를 만들면 그 감정가액이 시가로 인정됩니다. 결과적으로 납세자는 신고 당시 예측할 수 없던 세액을 부담하게 됩니다. 고가의 토지나 상가, 나대지를 상속받았다면 기준시가 신고는 사실상 대기 상태에 놓이는 것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신고 전에 스스로 감정평가를 받아 그 가액으로 신고하는 선택지를 반드시 검토해야 합니다. 납세자가 스스로 두 곳 이상의 감정기관에 의뢰해 신고하면 이후 조사청 감정으로 뒤집히는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네 번째 포인트는 사후 매매가액의 한계입니다. 이 사건 납세자는 실제 매매계약서까지 제출했고 감정가액보다 낮은 가격에 팔렸다는 증거를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 법정결정기한 경과 후 계약이고 잔금 미청산이었습니다. 즉 나중에 싸게 팔렸다는 사실만으로는 상속개시일 시가를 뒤집기 어렵습니다. 시가 다툼은 상속세 신고 단계와 조사 단계에서 승부가 나며, 시점이 지나면 아무리 좋은 증거도 요건 밖으로 밀려납니다.
다섯 번째 포인트는 증여세액공제입니다. 상속인이 아닌 제3자에게 사전증여가 있었다고 보아 상속재산에 가산하는 경우, 그 제3자에게 증여세가 아직 고지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제를 거부하는 실무가 있었습니다. 이 결정은 그것이 잘못이라고 명확히 했습니다. 상속재산에 가산했으면 그에 대응하는 증여세 산출세액은 부과 여부와 무관하게 공제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사한 고지를 받았다면 경정청구를 기다리지 말고 불복 단계에서 바로 다투는 것이 유리합니다.
여섯 번째 포인트는 상속재산 분할이 미완인 채로 이어지는 연쇄 상속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외할아버지의 상속재산 분할이 등기까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머니의 상속이 개시되었습니다. 그 결과 어머니 몫으로 추정되는 법정지분이 그대로 상속재산에 가산되었고,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합의서만으로는 이를 뒤집지 못했습니다. 합의서 문언에 다른 재산으로 정산한다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앞선 상속의 분할을 미루면 다음 상속에서 그대로 비용이 됩니다. 합의서를 쓸 때는 세무상 효과까지 문언에 반영해야 하고, 인감증명 등 증빙도 함께 갖춰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모 명의로 전세계약을 하고 자녀만 살면 증여세가 아예 없는 건가요?
아닙니다. 이 결정은 증여세가 없다는 결론이 아니라 적용 조항이 다르다는 결론입니다. 심판원은 금전 무상대출 이익의 증여가 아니라 부동산 임대용역의 무상제공에 따른 이익의 증여로 보아 과세표준과 세액을 경정하라고 했습니다. 증여이익이 발생한 사실 자체는 인정된 것입니다. 계산 구조가 달라져 세액이 조정되는 것이지 과세가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Q. 자녀 명의로 계약하고 부모가 보증금을 송금해 주면 어떻게 되나요?
그 경우는 자녀가 보증금반환채권자가 되고, 부모 자금이 자녀에게 이전된 것으로 정리됩니다. 실질에 따라 증여로 볼 여지가 크고, 차용증과 이자 지급 실적을 갖춘 대여라면 금전 무상대출 또는 저리대출 이익의 증여 문제로 이어집니다. 어느 쪽이든 부모 사망 시 상속세 조사에서 자금 흐름이 추적되므로 계약 단계에서 명의와 자금 흐름, 상환 계획을 어떻게 설계할지 미리 정리해야 합니다.
Q. 성년이고 직장이 있으면 부모가 집을 얻어줘도 부양으로 인정되지 않나요?
과세관청은 이 사건에서 바로 그 점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계약 당시 자녀들이 직장이 있는 성년으로 각자 가정을 이루고 별도 거주했으므로 부양 목적의 임차라고 보기 어렵다는 논리였습니다. 다만 심판원은 부양 여부가 아니라 계약 당사자와 보증금반환청구권의 귀속을 기준으로 판단했습니다. 부양 목적이 인정되지 않아도 형식이 일관되면 임대용역 무상제공으로 정리될 수 있다는 점이 이 결정의 의미입니다.
Q. 상속받은 상가나 토지를 기준시가로 신고했는데 나중에 감정평가로 뒤집힐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시행령은 평가기간이 지난 뒤라도 상속세 법정결정기한(신고기한부터 9개월) 안에 감정 등이 있으면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가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도 그 경로로 감정가액이 시가가 되었습니다. 특히 공시가격과 시가 차이가 큰 고가 비주거용 부동산은 선별 감정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신고 전 단계에서 감정평가를 받을지 여부를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Q. 나중에 감정가액보다 훨씬 낮은 값에 팔았다면 상속세를 돌려받을 수 있나요?
이 사건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제출된 매매계약이 법정결정기한을 지나 체결되었고 심리일 기준으로 잔금도 청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후 매매가액이 상속개시일 시가를 대체하려면 시행령이 정한 기간과 요건 안에 들어와야 합니다. 따라서 매도 시점을 조절할 여지가 있다면 시가 인정 요건과의 관계를 미리 검토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중요합니다.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 부모가 자녀 거주용 주택의 전세계약을 체결했다면, 계약서상 계약자 명의와 확정일자 명의, 보증금 이체 계좌가 모두 일치하는지 확인했습니까.
- 보증금을 부모 계좌에서 임대인 계좌로 직접 이체했는지, 중간에 자녀 계좌를 경유한 흔적이 없는지 확인했습니까.
- 계약 갱신이나 보증금 증액이 있었을 때도 최초 계약과 같은 명의 구조를 유지했습니까.
- 해당 이익에 대해 증여세 신고를 했는지, 어느 조항을 적용했는지, 기준금액 미달로 과세 제외되는 구간인지 검토했습니까.
- 상속개시 시 그 전세보증금 반환채권을 상속재산에 포함해 신고했습니까.
- 상속재산에 고가의 상가, 토지, 나대지가 있는데 기준시가로 신고할 계획이라면, 신고기한부터 9개월 내 감정 위험을 반영해 검토했습니까.
- 스스로 두 곳 이상의 감정기관에 감정을 의뢰해 그 가액으로 신고하는 방안과 기준시가 신고를 비교해 보았습니까.
- 앞선 세대의 상속재산 분할과 등기가 미완인 채 남아 있지 않습니까. 합의서만 있고 등기가 없는 상태는 아닙니까.
- 상속재산에 가산된 사전증여재산 중 상속인이 아닌 제3자에게 귀속된 부분이 있다면, 그에 대한 증여세 산출세액이 상속세 산출세액에서 공제되었는지 결정결의서를 확인했습니까.
- 공동상속인 간 합의서를 작성할 때 세무상 효과와 정산 방식이 문언에 명확히 반영되어 있고 인감증명 등 증빙이 갖춰져 있습니까.
정리
이 사건은 같은 사실관계가 어느 조항으로 포섭되는지에 따라 결과가 갈린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어머니가 계약 당사자로서 확정일자까지 받고 보증금을 직접 지급해 반환청구권을 확보한 구조였기 때문에, 심판원은 이를 금전 무상대여로 재구성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어머니가 보유한 사용, 수익권을 자녀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것으로 보아 부동산 임대용역의 무상제공에 따른 이익의 증여로 경정하도록 했습니다. 실질과세는 강력하지만 무한하지 않으며, 당사자가 선택한 법률관계를 부정하려면 조세회피 목적의 가장거래라는 근거가 필요하다는 원칙이 확인된 것입니다.
반면 소급감정 쟁점은 기각되었습니다. 법정결정기한 안에 상속개시일을 기준일로 한 감정평가서가 작성되고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 납세자가 기준시가로 신고한 것이 절차상 정당했더라도 감정가액이 시가로 자리 잡습니다. 심판청구 이후 훨씬 낮은 가격에 매도했다는 사실도 요건 밖이라는 이유로 배척되었습니다. 시가 다툼은 사후 증거보다 신고 시점의 선택이 훨씬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증여세액공제 부분은 납세자에게 의미 있는 성과였습니다. 상속재산에 가산했다면 그에 대응하는 증여세 산출세액은 실제 부과 여부와 무관하게 공제되어야 합니다. 부모의 도움으로 주거를 마련한 구조가 있거나, 고가 비주거용 부동산 상속을 앞두고 있다면, 계약서와 자금 흐름, 평가 방법을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비입니다.
출처 · 조세심판원 조심 2025서3447 (2026.7.15. 의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공공데이터 기반
관련 법령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7조, 제41조의4, 제42조 등
본 글은 공개된 조세심판원 결정례를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결정문의 금액은 원문에서 비공개 처리되어 있어 구체적인 액수는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와 증빙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판단은 반드시 세무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상담 결과나 절세 효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세무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