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에게 전세 주고 2년 뒤 팔았는데, 국세청이 "전입일이 양도일"이라며 비과세를 부인했습니다 (조심 2025구4126)




전세를 먼저 놓고 2년 뒤에 팔았을 뿐인데, 왜 세무조사가 오는가
분양받은 아파트의 입주 시점이 다가오는데 아직 보유기간 2년을 채우지 못한 경우, 시장에서 흔히 등장하는 구조가 있습니다. 그 집을 사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먼저 전세를 주고, 매매가액은 미리 합의해 두었다가 전세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잔금을 받고 소유권을 넘기는 방식입니다. 매도인은 1세대1주택 비과세 보유기간 요건을 채울 시간을 벌고, 매수인은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매매가액을 확정할 수 있으니 양쪽 모두 이해가 맞아떨어집니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던 시기에는 중개사무소에서 먼저 이런 구조를 제안하는 일도 적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몇 년이 지난 뒤에 터집니다. 국세청은 이런 거래를 두고 "전세계약은 형식이고 실질은 처음부터 매매였다"고 보아, 양도시기를 매수인이 실제로 그 집에 들어가 살기 시작한 날로 끌어당깁니다. 근거는 소득세법 시행령상 장기할부조건부 매매입니다. 장기할부조건에 해당하면 양도시기가 대금청산일이 아니라 소유권이전등기 접수일, 인도일, 사용수익일 중 빠른 날이 되기 때문에, 매수인의 전입일이 양도일로 잡히는 순간 보유기간은 2년에 미달하게 되고 비과세는 사라집니다. 세율까지 단기 세율로 올라가면 세액 차이는 극단적으로 커집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조세심판원 결정(조심 2025구4126, 2026.7.16. 의결)은 바로 이 구조를 두고 다툰 사건입니다. 결론은 납세자 승리, 즉 과세처분 전부 취소였습니다. 그런데 같은 심판원이 불과 몇 달 전에는 비슷한 구조를 가장행위로 보아 납세자 주장을 기각한 선결정례가 있었고, 처분청은 그 선결정례를 들이밀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사건은 결론이 달라졌습니다. 무엇이 달랐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이 글의 핵심입니다.
사건 경과, 시간 순서로 정리
사실관계를 날짜 순으로 보면 구조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 2018.6.28. 청구인 중 1인이 대구 지역 아파트를 분양받았습니다.
- 2020.6.5. 분양권 지분의 2분의 1을 배우자에게 증여해, 이후 두 사람이 공동으로 취득하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 2020.8.17. 매수 희망자와 부동산(아파트) 전세 계약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날, 추후 등기 이전 후에 매매계약을 진행하기로 하는 1차 합의서를 별도로 작성했습니다. 이 합의서에는 매매금액, 계약일은 부동산 등기 이전 이후, 중도금은 전세보증금으로 대체, 잔금일은 계약일로부터 2년 후, 일방이 합의를 어기면 위약금을 배상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 2020.11.8. 아파트 시세가 급등하자 매매금액을 올리고 위약금도 증액하는 2차 합의서를 다시 작성했습니다.
- 2020.11.9. 임차인이 전세계약에 대한 확정일자를 받았습니다.
- 2020.12.25.부터 2022.12.24.까지가 전세계약상 임대차기간이었고, 임차인은 2020.12.31. 해당 아파트로 전입신고를 했습니다.
- 2021.3.9. 청구인들이 분양대금 잔금을 치르고 자신들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습니다.
- 2021.3.17. 임차인과 그 배우자를 매수인으로 하는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같은 날 매수인들이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한 가등기를 설정했습니다.
- 2023.3.17. 잔금을 수령하고 소유권을 매수인들 명의로 이전했으며, 같은 날 1세대1주택(고가주택) 비과세를 적용해 2023년 귀속 양도소득세를 신고, 납부했습니다.
- 2025.4.14.부터 5.3.까지 지방국세청의 양도소득세 조사가 진행되었고, 조사청은 이 거래를 장기할부조건부 매매로 보아 양도시기를 매수인 전입일인 2020.12.31.로 판단했습니다.
- 2025.8.6. 처분청은 보유기간 2년 미달을 이유로 비과세를 배제하고 2020년 귀속 양도소득세를 청구인들 각각에게 고지했습니다.
- 2025.9.26. 청구인들이 심판청구를 제기했고, 2026.7.16. 처분이 취소되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과세연도가 2020년으로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납세자는 2023년 귀속으로 신고했는데, 과세관청은 양도시기를 2020년 말로 끌어당겨 3년 전 연도의 세금을 새로 고지했습니다. 게다가 그 시점에는 청구인들이 아직 자기 명의로 소유권등기조차 하지 않은 상태였으니, 취득일과 양도일이 사실상 같은 날이 되어 버리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청구인들이 "매매계약도 체결하기 전에 양도가 성립한다는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항변한 이유입니다.
청구인들의 주장, 전세권 행사는 임차인의 권리다
청구인들의 주장은 크게 네 갈래였습니다. 첫째, 전세계약과 매매계약은 목적과 법률효과가 전혀 다른 별개의 계약이라는 것입니다. 임차인은 확정일자까지 받아 임차인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공적으로 보강했고, 만약 전세계약이 매매를 가리기 위한 껍데기에 불과했다면 매매예약가등기만 해두면 충분했을 텐데 굳이 확정일자를 받을 이유가 없다는 논리입니다.
둘째, 두 차례의 합의서는 확정적인 매매계약이 아니라 예비적, 잠정적 문서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1차 합의서 작성 후 3개월도 되지 않아 매매금액이 증액된 2차 합의서가 작성되었고, 1차 합의서의 위약금 조항은 전혀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언제든 수정될 수 있는 문서를 근거로 소득의 귀속시기를 소급 확정하는 것은 예측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을 해친다는 주장입니다.
셋째, 장기할부조건 요건 자체가 충족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매매계약서에는 계약금과 중도금이 하루 차이로 기재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계약일에 계약금만 지급되었고, 중도금 항목은 민법상 계약금 해제권을 차단해 매도인의 변심을 막으려고 중개사가 넣은 형식적 기재라는 주장입니다. 또한 매매계약서 어디에도 사용수익일에 관한 약정이 없으므로, 계약 당시를 기준으로 장기할부조건 여부를 판단한다는 집행기준에 비추어 요건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넷째, 실질과세의 원칙은 납세자의 선택권을 부정하는 도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금 팔고 세금을 낼지, 2년을 채운 뒤 그때 시세로 팔지, 전세를 주고 매매가액을 미리 확정할지는 모두 납세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며, 여러 단계의 거래를 결과만 보고 하나로 단정해 과세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2017.12.22. 선고 2017두57516 판결을 인용했습니다. 아울러 잔금을 2년 뒤에 받는 구조는 매도인에게 이자수익 포기라는 경제적 불이익을 안기는 것이므로, 조세회피만을 노린 설계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과세관청의 반박, 계약서 문구와 관계인 진술이 무기였다
처분청의 반박은 상당히 구체적이었습니다. 우선 전세계약서 특약사항 자체를 문제 삼았습니다. 특약 제4항에 "임차인은 추후 매매거래 시 매수인과 동일인으로서의 지위임이 임대인과 합의된 상태이며, 본 임대차계약은 매매거래의 선행계약의 성격을 가지므로 임차인의 소신대로 인테리어할 수 있도록 그 권리를 임대인이 허용한다"고 적혀 있었고, 특약 제5항에는 "임대차기간 만료일은 2년 종료 후라도 등기이전일까지 연장된다(연계된 매매계약 존재함)"고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처분청은 이 문구들이 전세계약서 작성 시점 또는 그 이전에 이미 매매 합의가 존재했음을 스스로 밝힌 것이라고 봤습니다.
다음은 관계인 진술입니다. 세무조사 과정에서 매수인들은 학령기 자녀의 취학 등 실거주 목적으로 그 단지의 매물을 찾던 중 이 아파트를 소개받아 사실상 매매를 진행했고, 매수하려면 매도인 측 요구사항을 전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중개인 역시 계약 당시 등기가 실행되기 전이어서 매매계약서를 작성할 수 없었기 때문에 매매를 성사시키려고 전세계약서를 형식적으로 작성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세 번째는 중개보수 흐름입니다.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는 전세계약과 매매계약의 중개보수가 각각 기재되어 있었는데, 현금영수증 발급내역에는 매매 관련 중개보수만 확인되고 전세 관련 중개보수 발급내역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매수인들도 매매 중개보수만 지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처분청은 이를 두고 실제 중개는 매매 하나뿐이었다는 정황으로 삼았습니다.
네 번째는 합의서의 구속력입니다. 1차 합의서에는 "매도인의 사정을 고려하여 추후 등기 이전 후 매매계약을 진행할 것을 상호 약속하고, 그 선행절차로써 임대차계약을 금일 체결한다", "매수인이 2년간 전세임차 후 매수하는 조건", "매도인은 본 거래 잔금일까지 1주택, 비과세 자격 유지 조건" 등의 문구가 있었습니다. 2차 합의서에는 "1차 합의서의 보완 확약서로서 기존 내용은 그대로 유효함을 인지한다", "추후는 어떠한 변심과 협상도 있을 수 없음을 확약한다"는 문구와 함께 증액 매매금액에 육박하는 수준의 위약금이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처분청은 이런 위약금을 감수하면서 합의를 파기할 경제적 이유가 없으므로 2차 합의서는 해제 가능성이 없는 확정적 문서라고 주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금 지급 증빙입니다. 청구인들 계좌에는 매수인들로부터의 계약금, 중도금 입금 내역이 없었고, 매수인들은 매도인 요청으로 현금을 인출해 지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런데 청구인들 스스로 계약금과 중도금을 각각 수령했다는 영수증을 조사청에 제출한 사실이 있었습니다. 청구인들이 뒤늦게 제출한 중개사 확인서는 세무조사가 끝난 뒤 작성된 것이어서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나아가 계약금과 잔금을 계약체결일에 함께 지급한 경우에도 계약금 외의 금액은 별도로 지급한 것으로 본다는 국세청 유권해석(서면-2020-법령해석재산-2205, 2021.5.31.)을 들어, 설령 같은 날 지급했더라도 "2회 이상 분할 수입" 요건은 충족된다고 했습니다.
심판원의 판단, 전세권과 소유권은 양립할 수 없다
조세심판원은 먼저 사용수익일의 법리를 확인했습니다. 인용된 판례는 대법원 2015.12.10. 선고 2015두48266 판결입니다. 양수인이 양도인으로부터 매매목적물을 이용, 관리할 수 있도록 승낙을 받았더라도 그것이 자산을 잠정적으로 보존, 유지, 관리하거나 제한적 목적에서 일시적으로 이용하도록 하는 데 불과하다면, 양수인이 그 자산을 독자적으로 사용수익할 수 있게 한 것이 아니므로 소득세법 시행규칙 제78조 제3항이 정한 사용수익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법리입니다. 즉 사용수익일은 "들어가 살았다"는 사실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어떤 권원에 기초해 사용했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위에서 심판원은 결정적인 한 문장을 던집니다. "전세권과 소유권은 그 법적 성질상 양립할 수 없는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매수인들이 전세권자로서 확정일자를 받고 임대차기간 동안 그 집을 사용했다면, 그 사용은 임차인의 권원에 기초한 것이고, 매수인 지위에서 소유권에 기초한 사용수익은 소유권이 실제로 이전된 2023.3.17.에 비로소 시작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판단입니다.
처분청이 내세운 선결정례(조심 2025구1753, 2025.9.19.)에 대해서는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명시적으로 선을 그었습니다. 그 사건과 달리 이 사건은 매수인들의 전입 당시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 등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가등기가 전세계약서나 합의서 작성일이 아니라 매매계약일에 이르러서야 설정되었으며, 매수인들이 전세권에 기초한 확정일자를 부여받는 등 전세권에 기한 권한을 실제로 행사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또한 전세계약 당시 작성된 문서가 매매계약서가 아닌 합의서였고, 그 합의 내용 일부가 다시 수정된 사실에 비추어 이를 확정적 효력을 갖는 매매계약서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심판원은 전세계약을 가장행위로 보고 취득일과 양도일을 모두 2020.12.31.로 보아 1세대1주택 특례 적용을 배제한 처분에 잘못이 있다고 판단해, 처분을 각각 취소했습니다. 예비적 청구였던 가산세 감면 사유 여부는 본안이 인용되어 심리의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판단을 생략했습니다.
항목별 판단 결과
| 쟁점 항목 | 과세관청 입장 | 심판원 판단 |
|---|---|---|
| 전세계약의 성격 | 매매를 위한 형식적 선행계약, 가장행위 | 가장행위로 보기 어려움, 독립한 전세계약 인정 |
| 두 합의서의 효력 | 위약금이 커서 파기 불가능한 확정적 매매계약 | 내용이 수정된 점에 비추어 확정적 매매계약서로 보기 어려움 |
| 사용수익일 | 매수인 전입신고일(2020.12.31.) | 임대차기간은 전세권자로서 사용수익, 소유권 이전일에 비로소 소유권 기초 사용수익 |
| 장기할부조건부 매매 여부 | 2회 이상 분할 수입, 기간 1년 이상 요건 충족 | 사용수익일 전제가 성립하지 않아 장기할부조건 과세 부인 |
| 1세대1주택 비과세 | 보유기간 2년 미달로 배제 | 배제 처분에 잘못이 있음, 처분 취소 |
| 가산세 감면 정당한 사유 | 법령의 부지, 착오로 정당한 사유 아님 | 본안 인용으로 심리 생략 |
표에서 확인되듯 이 사건의 승패는 세율이나 계산 문제가 아니라 사용수익일이라는 단 하나의 사실 판단에 걸려 있었습니다. 사용수익일이 전입일로 확정되면 장기할부조건이 성립하고 비과세가 무너지지만, 그 사용이 전세권에 기초한 것으로 인정되면 과세 전제 자체가 사라집니다.
선결정례와 결론이 갈린 네 가지 지점
처분청이 "쟁점이 동일하다"며 제시한 선결정례에서는 납세자가 졌습니다. 같은 구조인데 왜 이 사건은 이겼는가. 결정문에서 심판원이 직접 언급한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기준 ①. 전입 시점에 가등기가 있었는지. 선결정례에서는 매수인의 전입 당시 이미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 등이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전입 시점에 아무런 가등기가 없었고, 가등기는 정식 매매계약일에야 설정되었습니다. 등기부에 매수인의 권리가 먼저 새겨져 있으면, 그 사람이 집에 들어간 행위는 임차인으로서가 아니라 매수인으로서의 점유로 읽히기 쉽습니다.
기준 ②. 가등기의 시점이 어느 서류와 맞물리는지. 이 사건의 가등기는 전세계약서 작성일도, 합의서 작성일도 아닌 매매계약일과 같은 날 이루어졌습니다. 심판원은 이 순서를 두고 전세 단계와 매매 단계가 시간적으로 구분되어 있었다고 읽었습니다.
기준 ③. 임차인이 임차인의 권리를 실제로 행사했는지. 확정일자를 받았다는 사실이 결정문에서 반복 언급됩니다. 전세권에 기초한 권한을 실제로 행사한 흔적이 있다는 점이 가장행위 부인의 핵심 근거가 되었습니다.
기준 ④. 매매 조건이 수정되었는지. 1차 합의서의 매매금액이 3개월 만에 증액된 사실은, 그 문서가 확정적 매매계약이 아니었다는 방향으로 해석되었습니다. 처분청은 같은 사실을 "1차 합의는 유효하고 2차는 보완"이라고 읽었지만, 심판원은 "내용이 바뀔 수 있는 문서"로 읽었습니다.
실무 포인트, 이 사건에서 배워야 할 것
첫째, 이 결정은 "전세 후 매도" 구조가 안전하다는 보증이 아닙니다. 오히려 같은 심판원이 유사 구조에서 기각 결정을 낸 선결정례가 실재한다는 사실이 더 중요합니다. 결론을 가른 것은 구조 자체가 아니라 등기, 확정일자, 계약서 문구, 대금 흐름이라는 개별 증빙의 배열이었습니다. 구조를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증빙을 관리하는 것이 실무의 전부입니다.
둘째, 계약서 특약 한 줄이 과세의 출발점이 됩니다. 이 사건에서 처분청이 가장 먼저 꺼낸 카드는 전세계약서 특약의 "매매거래의 선행계약의 성격", "연계된 매매계약 존재함" 같은 표현이었습니다. 중개사무소가 매수인을 안심시키려고 넣은 문장이 몇 년 뒤 과세자료가 됩니다. 임대차계약서에 매매 관련 조건이나 향후 매매 확약을 굳이 적어 넣을 필요가 있는지, 적어야 한다면 어떤 문장이 위험한지를 계약 단계에서 점검해야 합니다.
셋째, 이면 합의서는 계약서보다 더 위험한 문서입니다. 전세계약서에 매매 조건을 쓸 수 없다는 이유로 별도 합의서를 만드는 순간, 과세관청은 그 합의서를 실질 매매계약으로 보려 합니다. 특히 "매수인이 2년간 전세임차 후 매수하는 조건", "매도인은 잔금일까지 1주택 비과세 자격 유지" 같은 문구는 절세 목적을 문서에 자백하는 효과를 냅니다. 이 사건은 다행히 그 합의서가 수정되었다는 사정 덕분에 확정적 계약으로 인정되지 않았지만, 수정 이력이 없었다면 결론이 달라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넷째, 중개보수와 현금영수증 같은 부수적 흐름까지 조사 대상이 됩니다. 처분청은 전세 중개보수의 현금영수증 발급내역이 없다는 점, 매수인이 매매 중개보수만 지급했다는 진술을 근거로 "실제 거래는 매매 하나뿐"이라는 논리를 구성했습니다. 전세계약과 매매계약을 별개로 주장하려면 중개보수 지급, 영수증, 임대차 신고, 보증금 반환 채무 처리 같은 흔적도 각각 별개로 남아 있어야 설득력이 생깁니다.
다섯째, 계약금과 중도금 기재는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청구인들은 중도금이 형식적 기재라고 주장했지만, 정작 본인들이 계약금과 중도금을 각각 수령했다는 영수증을 제출한 사실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또한 세무조사가 끝난 뒤 받아온 중개사 확인서는 신빙성 공격을 받았습니다. 계약서와 실제가 다르다는 주장의 입증책임은 그것을 주장하는 쪽에 있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대법원 1993.4.9. 선고 93누2353 판결 참조). 사후에 사정을 설명하는 서류보다, 계약 당시의 계좌 이체 내역이 훨씬 강력합니다. 현금 수수는 되도록 피하고 계좌로 흔적을 남기는 것이 기본입니다.
여섯째, 계약금과 잔금을 같은 날 지급해도 "2회 이상 분할"로 볼 수 있다는 유권해석이 존재합니다. 즉 분할 횟수만으로 장기할부조건을 피하려는 시도는 안전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방어선을 세워야 하는 지점은 분할 횟수가 아니라 사용수익일과 인도일입니다. 매수인이 잔금 전에 그 집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 사용의 권원이 무엇인지 문서와 등기로 명확히 남겨야 합니다.
일곱째, 과세연도가 소급되면 가산세와 세율이 함께 튑니다. 이 사건에서 양도시기가 2020년 말로 당겨지자 취득일과 양도일이 사실상 같은 날이 되어 단기 세율 문제까지 제기되었습니다. 나아가 과세연도가 바뀌면 이미 납부한 세액과의 정산, 경정청구 기간, 가산세 계산이 모두 얽힙니다. 조사 단계에서 양도시기 자체를 다투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그 다음 방어선으로 가산세 감면의 정당한 사유(국세기본법 제48조 제1항 제2호)를 준비해 두는 이중 구조가 필요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청구인들은 예비적으로 가산세 취소를 구했고, 본안이 인용되어 판단이 생략되었을 뿐입니다.
여덟째, 재산세 등 보유세 부담 주체를 확인해 두십시오. 청구인들은 잔금일까지 재산세가 자신들에게 부과되고 자신들이 납부한 사실을 증명하는 지방세 세목별 과세증명서를 제출했습니다. 선행 심판례에서도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매도인이 부담한 사정이 "소유자로서 지배, 관리했다"는 근거로 쓰였습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실무에서 확보하기 쉬운 강력한 증빙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매수 희망자에게 먼저 전세를 주고 2년 뒤에 파는 방식은 위법인가요?
전세계약 자체가 무효라거나 위법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 처분청도 민법상 전세계약의 효력을 부인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다툼의 핵심은 세법상 양도시기를 언제로 볼 것인가입니다. 다만 국세기본법 제14조 제3항을 근거로 둘 이상의 거래를 하나로 재구성하려는 시도는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고, 사실관계에 따라 인정되기도 합니다. 구조의 합법성과 세무상 안전성은 별개의 문제라고 이해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Q. 임차인이 확정일자를 받아두면 안전한가요?
확정일자는 이 사건에서 매우 중요한 근거로 쓰였지만, 그것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처분청은 확정일자를 두고도 "임차인 권리 보강이 아니라 이미 지급한 매매대금 일부를 보호하려는 목적"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확정일자, 전입신고, 임대차 신고, 보증금 계좌 이체, 재산세 납부 주체 같은 여러 흔적이 한 방향으로 모여야 설득력이 생깁니다.
Q. 매매계약서에 사용수익일을 안 쓰면 장기할부조건을 피할 수 있나요?
청구인들이 그 주장을 했고 하급심 판결까지 인용했지만, 처분청은 집행기준을 근거로 계약서상 약정이 필수 요건은 아니며 양도자의 사용승낙으로 실질적으로 사용 가능하게 된 날도 사용수익일이 될 수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심판원은 이 논점에 대해 명시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매수인의 사용이 전세권에 기초한 것이라는 이유로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따라서 "안 쓰면 된다"는 식의 접근은 위험합니다.
Q. 인테리어를 허락한 것이 사용승낙으로 해석될 수 있나요?
처분청은 전세계약 특약의 "임차인의 소신대로 인테리어할 수 있게 허용" 조항을 매수인 지위에서의 사용승낙으로 해석했습니다. 인용된 대법원 2015두48266 판결의 법리에 따르면 잠정적, 제한적 이용 허락은 사용수익일로 보지 않지만, 통상 임차인에게 허용되지 않는 수준의 개조 권한을 준 경우에는 다툼의 소지가 커집니다. 임차인에게 허용할 공사 범위를 계약서에 지나치게 넓게 적는 것은 신중해야 합니다.
Q. 이미 과세예고나 과세전적부심에서 불리한 결과를 받았는데 뒤집을 수 있나요?
이 사건 청구인들도 과세전적부심사에서 불채택 결정을 받은 뒤 부과처분을 받았고, 심판청구 단계에서 취소를 받아냈습니다. 단계별로 판단 주체와 심리 범위가 다르므로 앞 단계 결과가 최종은 아닙니다. 다만 단계가 진행될수록 새로 만들어 제출하는 서류의 신빙성은 낮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계약 당시 자료를 최대한 빠른 단계에 정리해 제출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 전세계약서 특약에 "매매의 선행계약", "연계된 매매계약", "매수인과 동일한 지위" 같은 문구가 들어가 있지 않은지 확인했습니까.
- 전세계약과 별도로 매매 조건을 적은 합의서, 확약서, 각서가 존재합니까. 그 문서에 잔금일, 위약금, 비과세 자격 유지 조건이 적혀 있습니까.
- 매수인 전입 시점에 가등기, 소유권이전청구권 등 등기부상 권리가 이미 설정되어 있지 않습니까.
- 임차인이 확정일자, 전입신고, 임대차 신고 등 임차인으로서의 권리를 실제로 행사한 기록이 남아 있습니까.
- 전세 중개보수와 매매 중개보수를 각각 지급하고 현금영수증 등 증빙을 보관하고 있습니까.
- 계약금, 중도금, 잔금이 계좌 이체로 흐르고 있습니까. 현금 수수와 수기 영수증에 의존하고 있지 않습니까.
- 계약서에 기재된 대금 지급일과 실제 지급일이 일치합니까. 불일치가 있다면 그 사유를 계약 당시 자료로 설명할 수 있습니까.
- 잔금 수령 전까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를 매도인이 부담하고 납부 증명을 보관하고 있습니까.
- 매매계약일부터 잔금일까지의 기간이 1년을 넘습니까. 넘는다면 장기할부조건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습니까.
- 양도소득세 신고를 본인이 직접 했습니까. 세무 검토 기록이 없다는 사정은 가산세 다툼에서 불리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정리
이 결정은 "들어가 살았다는 사실만으로 양도시기가 정해지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매수 예정자가 그 집에 먼저 들어가 사는 상황이라도, 그 사용이 전세권이라는 권원에 기초한 것이라면 소유권에 기초한 사용수익과는 구분되며, 전세권과 소유권은 성질상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이 심판원의 논리입니다. 그 결과 매수인 전입일을 양도시기로 삼아 1세대1주택 비과세를 배제한 처분은 취소되었습니다.
그러나 같은 구조에서 납세자가 패한 선결정례가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두 사건의 차이는 전입 시점의 가등기 유무, 가등기 시점, 확정일자 등 임차인 권리 행사 흔적, 매매 조건의 수정 이력이라는 지극히 사실적인 요소였습니다. 세무조사에서는 계약서 특약 한 문장, 중개보수 영수증 한 장, 현금 인출 내역 하나가 결론을 바꿉니다.
분양권이나 신축 아파트를 보유기간을 채우기 전에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계약서를 쓰기 전에 양도시기 판단 구조를 먼저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미 이런 구조로 거래를 마쳤고 조사 통지를 받았다면, 등기부, 전세계약서, 합의서, 계좌 내역, 재산세 납부 증명을 시간 순으로 정리해 어떤 사실이 유리하고 어떤 문구가 불리한지 냉정하게 진단하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위너세무회계는 경기 수원 영통에서 상속, 증여, 양도세 사안을 다루고 있습니다.
출처 · 조세심판원 조심 2025구4126 (2026.7.16. 의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공공데이터 기반
관련 법령 · 국세기본법 제14조, 제47조, 제48조 ·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28조 · 소득세법 제88조, 제89조, 제95조, 제98조 · 소득세법 시행령 제154조, 제162조 · 소득세법 시행규칙 제78조
본 글은 공개된 조세심판원 결정례를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결정문의 금액은 원문에서 비공개 처리되어 있어 구체적인 액수는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와 증빙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판단은 반드시 세무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상담 결과나 절세 효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세무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