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직접 지은 건물 팔았더니 공사비를 못 믿겠다고 합니다, 계좌이체 내역만으로 취득가액이 될까 (조심 2025중4374)




10년 전에 지은 건물, 팔 때가 되어서야 공사비 증명이 문제가 됩니다
노후된 단독주택을 헐고 새 건물을 올린 뒤 임대를 놓다가 세월이 한참 지나 매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양도소득세를 계산하려면 그 건물을 얼마에 지었는지를 밝혀야 합니다. 남에게서 사들인 건물이라면 매매계약서 한 장으로 끝날 일이지만, 자기가 지은 건물은 사정이 다릅니다. 소득세법은 자기가 건설한 자산의 취득가액을 원재료비, 노무비, 운임, 하역비, 보험료, 수수료, 공과금, 설치비와 그 밖의 부대비용을 모두 합한 금액으로 정하고 있는데, 문제는 그 합계를 10년 전 서류로 되살려내야 한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대부분의 납세자가 벽에 부딪힙니다. 신축 당시에는 세금 문제를 생각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도급계약서 한 부와 세금계산서 몇 장만 남아 있고,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많은 돈이 나갔는데 그 흔적이 계좌이체 기록으로만 남아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공사를 총괄해 준 지인에게 돈을 몰아서 보내고 그 사람이 알아서 집행하도록 맡긴 경우라면, 세무서 입장에서는 그 송금이 공사비인지 개인적인 거래인지 구분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하기 쉽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조세심판원 결정은 바로 그 상황을 다룹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심판원은 적격증빙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취득가액을 전부 부인한 처분은 지나치다고 보면서도, 그렇다고 계좌이체 내역 전부를 무조건 인정해 준 것은 아니었습니다. 인정과 부인을 가른 기준이 무엇이었는지가 이 글의 핵심입니다.
사건 경과, 2015년 신축에서 2025년 심판청구까지
청구인은 서울 강남구에 토지 360.7제곱미터와 그 위의 오래된 건물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미국에서 생활하다 국내에 정착하기로 하면서 생계 유지를 위해 임대용 건물을 짓기로 했고, 2015년 2월 건축허가를 받은 뒤 같은 해 9월 21일 기존 건물을 멸실하고 지상 2층, 연면적 888.63제곱미터의 주택겸용건물을 신축했습니다. 착공은 2015년 4월 15일, 사용승인은 2015년 9월 17일이었습니다.
청구인은 건축에 문외한이었기 때문에 건설회사 임원으로 오래 근무한 경험이 있는 지인 b를 공사책임자로 세웠습니다. b는 청구인의 대리인 자격으로 시공사와 표준도급계약서를 체결했고, 현장 감독관 겸 책임자로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공사 도중 당초 4세대였던 주택이 6세대로 설계가 변경되면서 이미 시공한 계단을 철거하고 목공사와 금속창호 공사가 추가되는 등 변경 공사가 이루어졌습니다.
공사대금은 청구인의 배우자 a 계좌에서 b의 계좌로 송금하는 방식으로 지급되었습니다. 청구인 측 주장에 따르면 계좌이체 외에 현금으로 건넨 금액도 있었습니다. 신축이 끝난 뒤인 2015년 10월 22일, 청구인은 새 건물의 지분 20퍼센트를 배우자 a에게 증여했습니다. 이때 a는 증여가액을 시공사가 발급한 세금계산서와 계산서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해 신고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2024년 10월 31일, 청구인은 상가건물로 용도변경한 이 건물과 토지를 양도했습니다. 같은 해 12월 27일 양도소득세를 신고하면서 건물 취득가액은 b에게 계좌이체한 금액만 반영했습니다. 현금으로 줬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보수적으로 빼고 신고한 것입니다.
처분청은 2025년 5월 1일부터 5월 19일까지 양도소득세 조사를 실시했고, 신고된 취득가액 중 상당 부분을 적격증빙이 없다는 이유로 부인한 뒤 2025년 8월 1일 2024년 귀속 양도소득세를 경정 고지했습니다. 청구인은 2025년 10월 24일 심판청구를 제기했습니다.
청구인 주장, 공사책임자에게 보낸 돈은 전부 공사비다
청구인의 주장은 크게 세 갈래였습니다. 첫째, b는 단순한 지인이 아니라 도급계약서에 청구인의 대리인으로 명시된 공사책임자라는 것입니다. 양도소득세 신고 당시 제출한 건물신축 공사대금 지급 확인서에도 b를 공사책임관리자로 기재했고, 조사 과정에서 처분청이 받아낸 b 본인의 진술서에도 공사 전반을 책임관리했으며 공사대금을 수령한 뒤 시공사에 지급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처분청이 b가 시공사에서 소득을 받은 적이 없고 주주나 대표이사도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관련인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은 부당하다는 것입니다.
둘째, 취득가액에는 법령상 적격증빙이 반드시 요구되지 않는다는 법리 주장이었습니다. 소득세법상 취득가액은 실지거래가액을 말하고, 실지거래가액은 매매계약서, 도급계약서, 대금지급자료, 영수증 등 객관적인 증빙서류로 확인되는 가액이라는 것입니다. 즉 대금이 실제로 지급된 사실이 자료로 확인되면 취득가액으로 봐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청구인은 자본적지출액의 증빙 요건조차 2018년 시행령 개정으로 완화되었다는 점을 함께 들었습니다.
셋째, 입증책임의 문제였습니다. 청구인은 필요경비의 입증책임이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에 있고, 과세관청의 입증이 곤란한 예외적인 경우에만 납세자에게 넘어간다는 대법원 판례의 취지를 언급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자금이 이체된 계좌를 신고 때 이미 제출했고 시공사의 정산서까지 조사 과정에서 나왔으므로, 처분청이 b의 계좌를 조회해 정산서와 대사하면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청구인 본인은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상 타인 계좌를 조회할 수 없는데, 조회할 수 있는 처분청이 이를 하지 않고 납세자에게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은 부당하다고 했습니다.
청구인은 보조 근거로 이 건물의 평당 신축비용이 국토교통부 고시 표준건축비보다 훨씬 적다는 점도 제시했습니다.
과세관청 반박, 지인 계좌로 나간 돈에 공사비라는 꼬리표가 없다
처분청의 논리는 매우 구체적이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객관적인 증빙서류는 도급계약서, 세금계산서, 시공사 정산자료 세 가지뿐이고 이 세 가지에서 확인되는 금액만 공사원가로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도급계약서는 2015년 당시 작성되어 구청에 제출된 문서이고, 세금계산서는 공사 당시 발급된 자료이며, 정산자료는 뒤늦게 제출되었지만 월별 공사내역과 집행자금이 담겨 있어 신뢰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처분청은 도급계약서상 b는 수급인이 아니라 도급인의 대리인일 뿐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대리인에게 보낸 돈이 공사비로 쓰였다는 관련성은 청구인의 지배영역 안에 있는 사실이므로 청구인이 입증해야 하는데, 계좌이체 내역만 있을 뿐 그 돈이 공사비로 쓰였다는 연결고리를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처분청은 진술의 신빙성도 강하게 다투었습니다. 조사 초기에는 청구인 측이 b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가 배우자가 b를 공사책임자로 지목한 뒤에야 연락처가 확인되었고, 이후 b가 갑자기 적극적으로 진술서를 제출했다는 것입니다. 또 조사 담당자와의 첫 통화에서 b가 도급계약서와 차이 나는 금액이 카드 연체금액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가 진술서에서는 내용이 달라졌다는 점, 11년 전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추가공사 금액을 백만원 단위까지 적었다는 점을 들어 진술서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청구인의 배우자와 b의 배우자가 지인 관계라는 점도 지적되었습니다.
금융조회 요구에 대해서도 처분청은 반박했습니다. 세무공무원은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4조와 국세기본법 제81조의4에 따라 조세탈루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의 확인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거래정보를 요구할 수 있는데, b는 시공사의 주주도 대표이사도 아닌 제3자에 불과하므로 금융조회를 실시할 권한도 이유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처분청은 사용승인일과 세금계산서 발급일이 같은 날인 점을 들어, 건물 신축 시 정산이 완료되어야 승인이 나고 세금계산서가 발급되는 것이 상식인데 청구인이 주장하는 자금 흐름은 이와 맞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표준건축비 주장에 대해서도 공사를 저렴하게 진행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으며, 표준건축비로 취득가액을 추론하는 것은 아니라고 일축했습니다.
심판원 판단, 적격증빙이 없어도 자금이 시공사까지 이어지면 일응 추정한다
심판원은 처분청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다만 청구인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도 않고, 재조사 결정이라는 형태로 결론을 냈습니다. 판단의 근거는 다섯 갈래로 정리됩니다.
근거 ①. b는 도급계약서상 청구인의 대리인으로 참여한 사실이 문서로 확인되고, 도급계약 이후 계좌이체분에 달하는 금액을 청구인으로부터 실제로 수령했습니다. 심판원은 이런 사정을 종합하면 b가 이 건물 신축을 총괄하거나 중개한 공사책임자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처분청이 강조한 것처럼 시공사와의 고용 관계나 지분 관계가 없다는 사정만으로 관련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본 것입니다.
근거 ②. 신축 당시 4세대에서 6세대로 설계가 변경되어 공사가 이루어졌으므로 상당한 추가 비용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설계변경 사실 자체가 도급계약 금액을 넘는 지출이 있었을 개연성을 뒷받침한 것입니다.
근거 ③. 도급계약서상 금액이 국토교통부 표준건축비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고, 청구인이 주장하는 실제 공사금액조차 표준건축비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처분청은 표준건축비로 취득가액을 추론할 수 없다고 했지만, 심판원은 이를 단독 근거가 아니라 다른 정황과 결합한 보조 근거로 사용했습니다.
근거 ④. 이 사건의 사실상 결정타였습니다. 시공사가 작성한 수령금액 현황 자료를 보면 사용승인일에 근접한 날까지 시공사가 공사대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고, 그 금액은 청구인이 주장하는 최소 공사금액을 초과합니다. 더 나아가 심판원은 청구인이 계좌이체와 현금으로 b에게 지급했다고 주장하는 각 금액과 일자가 그 기록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실제로 청구인이 제출한 배우자 계좌 거래내역에는 수령금액 현황에 기재된 금액과 일자가 그대로 맞아떨어지는 출금 기록이 있었습니다.
근거 ⑤. 심판원은 소득세법 제160조의2 제2항에 따른 증명서류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청구인이 b에게 계좌이체로 지급한 금액이 시공사로 이체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신축 공사비로 일응 추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적격증빙 유무가 아니라 자금 흐름의 연결이 판단 기준이 된 것입니다.
다만 심판원은 인정 범위를 무제한으로 열어두지 않았습니다. 주문은 2015년 2월 초부터 같은 해 9월 말 사이 배우자 계좌에서 b 계좌로 입금된 금액을 한도로 하고, 이에 대응해 b가 시공사에 입금한 내역 등을 재조사하여 취득가액을 산정하도록 했습니다. 즉 인정의 상한은 계좌이체가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구간으로 묶였고, 그 안에서도 시공사로 흘러간 사실이 객관적,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금액만 취득가액이 됩니다.
항목별 판단 결과
| 쟁점 항목 | 처분청 입장 | 심판원 결론 |
|---|---|---|
| 적격증빙 없는 지출의 취득가액 인정 | 증빙 없으면 인정 불가 | 증빙이 없어도 자금 흐름이 이어지면 추정 가능 |
| 공사책임자의 지위 | 시공사와 무관한 제3자 | 도급계약서상 대리인, 공사 총괄자로 인정 |
| 설계변경에 따른 추가공사 | 추가공사 입증 부족 | 4세대에서 6세대 변경, 추가비용 가능성 인정 |
| 표준건축비 비교 주장 | 추론 근거가 될 수 없음 | 단독 근거는 아니나 보조 정황으로 채택 |
| 시공사 수령금액 현황과 계좌내역 | 확인할 방법 없음 | 금액과 일자가 일치, 결정적 정황으로 평가 |
| 현금 지급 주장분 | 근거 없음 | 인정 한도는 계좌이체 확인 구간으로 제한 |
| 최종 처분 | 경정 고지 유지 | 재조사 후 취득가액 재산정 및 경정 |
표에서 보듯 청구인이 완전히 이긴 사건은 아닙니다. 재조사 결정은 처분을 곧바로 취소하는 것이 아니라, 처분청이 다시 조사해서 그 결과에 따라 세액을 다시 계산하도록 하는 결정입니다. 재조사 과정에서 b의 계좌에서 시공사로 흘러간 흔적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으면 인정 금액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실무 포인트, 이 사건이 알려주는 여섯 가지
포인트 ①. 취득가액에는 적격증빙이 절대 요건이 아니지만, 관련성 증명은 절대 요건입니다. 세무서가 과세예고 통지에 흔히 쓰는 표현이 적격증빙 없는 취득가액 부인인데, 이 사건에서 처분청조차 심판 단계에서는 실제 의미가 관련성 없는 자에게 지급한 내역을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다투어야 할 지점은 세금계산서가 있느냐가 아니라 그 돈이 공사에 쓰였다는 연결이 서느냐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계좌이체 기록만 던져놓고 인정해 달라고 해서는 이기기 어렵습니다.
포인트 ②. 제3자를 거쳐 공사비를 보내는 방식은 그 자체로 위험합니다. 신축 현장에서 아는 사람에게 일괄 송금하고 알아서 집행하게 하는 일이 흔합니다. 편하긴 하지만 세무상으로는 자금 흐름이 한 번 끊깁니다. 이 사건에서 청구인이 살아난 이유는 끊긴 지점을 시공사가 남긴 수령금액 현황이라는 제3의 자료가 이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자료가 없었다면 결론은 정반대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부득이 대리인을 통해 지급한다면 대리인이 시공사에 다시 보낸 이체 확인증을 그때그때 받아두어야 합니다.
포인트 ③. 현금 지급분은 사실상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청구인은 계좌이체 외에 현금으로 건넨 금액도 있다고 주장했고 그 금액과 일자가 시공사 자료와 일치한다는 점까지 심판원이 언급했지만, 정작 주문에 적힌 인정 한도는 계좌이체가 확인되는 구간이었습니다. 현금은 정황상 신빙성을 보태는 역할은 했어도 그 자체로 취득가액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공사비는 반드시 계좌로 지급하고, 가능하면 시공사 사업자 계좌로 직접 보내는 것이 안전합니다.
포인트 ④. 시공사가 사라지기 전에 정산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이 사건의 시공사는 준공 이듬해에 폐업했습니다. 다행히 현장소장이 보관하던 정산 엑셀 파일이 남아 있어 이를 제출할 수 있었지만, 이런 행운은 흔하지 않습니다. 준공 시점에 도급계약서, 변경계약서 또는 설계변경 승인 자료, 월별 기성 정산서, 세금계산서와 계산서, 최종 정산 합의서를 한 묶음으로 받아 보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건물은 10년, 20년 뒤에 팔릴 수 있고 그때는 아무도 찾아주지 않습니다.
포인트 ⑤. 같은 건물에 대한 다른 세금 신고와 숫자가 어긋나면 공격받습니다. 이 사건에서 청구인은 취득세를 신고할 때 신고한 건물 취득가액이 있었고, 배우자에게 지분 20퍼센트를 증여할 때는 세금계산서 금액을 기준으로 증여가액을 산정했으며, 정작 양도할 때는 계좌이체 기준의 더 큰 금액을 취득가액으로 신고했습니다. 배우자 측 양도소득세 신고 첨부서류에는 증여가액 변동분을 수정신고해야 하나 생략한다는 문구까지 있었습니다. 세무서가 신뢰성을 의심하게 되는 전형적인 지점입니다. 취득세 신고가액, 증여재산가액, 양도세 취득가액은 하나의 사실에서 나오는 숫자라는 점을 처음부터 의식해야 합니다.
포인트 ⑥. 진술서는 만능이 아닙니다. 청구인은 공사책임자의 진술서를 핵심 증거로 내세웠지만, 처분청은 진술 시점의 번복,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세부 금액을 특정한 점, 지인 관계, 진술서 작성 대가 요구 정황을 들어 신빙성을 정면으로 다투었습니다. 심판원 역시 진술서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고 객관적 자료와 날짜, 금액이 맞아떨어지는지를 보았습니다. 사후에 받은 확인서 한 장보다 당시에 남은 이체 기록 한 줄이 훨씬 강합니다.
납세자와 과세관청 중 누가 증명해야 하는가
필요경비의 입증책임은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에 있다는 것이 일반론입니다. 다만 그 비용의 존재와 내용이 납세자의 지배영역 안에 있어 과세관청이 입증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납세자가 입증하는 것이 손쉬우므로 납세자에게 입증의 필요가 넘어간다고 봅니다. 이 사건에서 처분청이 든 논리가 정확히 그것이었습니다. 대리인에게 보낸 돈이 공사비인지 아닌지는 청구인이 가장 잘 아는 사정이라는 것입니다.
반면 청구인은 처분청이 조사권을 가진 이상 대리인의 계좌를 확인했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처분청은 제3자에게 금융조회를 할 요건이 안 된다고 맞섰습니다. 심판원은 이 논쟁 자체에 대해 어느 한쪽을 선언하기보다, 결과적으로 대리인의 계좌 사용 내역을 확인하라는 취지의 재조사를 명하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해법을 냈습니다. 납세자 입장에서 기억할 점은, 조사 단계에서 확인해 달라고 요구만 해서는 부족하고 자신이 확보할 수 있는 자료를 최대한 먼저 모아 제출해야 심판 단계에서 이런 재조사 결정이라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세금계산서 없이 계좌이체 내역만 있어도 취득가액으로 인정받을 수 있나요?
가능성은 있지만 계좌이체 내역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 결정에서도 심판원이 인정한 것은 계좌이체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돈이 시공사까지 이어졌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이체 상대방이 시공사가 아니라면 그 다음 흐름을 보여주는 자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Q. 공사비를 현금으로 준 부분은 어떻게 되나요?
이 사건에서 현금 지급 주장은 정황을 보태는 역할은 했지만 인정 한도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현금 지출을 취득가액으로 인정받으려면 영수증, 상대방의 입금 기록, 장부 등 다른 방식으로 지출과 귀속을 함께 증명해야 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
Q. 실제 공사비를 증명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요?
소득세법은 실지거래가액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 매매사례가액, 감정가액, 환산취득가액을 순차 적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자기가 신축한 건물은 도급계약서 등 일부 자료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아 그 확인되는 금액만으로 취득가액이 정해지는 결과가 되기 쉽습니다. 실제 들인 돈보다 적게 인정되면 양도차익이 부풀려집니다.
Q. 재조사 결정을 받으면 세금이 없어지나요?
아닙니다. 재조사 결정은 처분청이 지정된 범위에서 다시 조사해 결과에 따라 과세표준과 세액을 다시 계산하라는 결정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인정 한도가 계좌이체 확인 구간으로 정해져 있고, 그 안에서 시공사로 입금된 사실이 확인되는 금액만 취득가액이 됩니다. 재조사 과정에도 적극적인 자료 대응이 필요합니다.
Q. 표준건축비보다 싸게 지었다는 주장은 얼마나 도움이 되나요?
단독 근거로는 약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처분청은 공사비를 줄이는 방법은 많다고 반박했고, 심판원 역시 표준건축비 비교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도급계약 금액이 통상 수준에서 지나치게 벗어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보조 정황으로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 직접 신축한 건물의 도급계약서 원본과 변경계약서 또는 설계변경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가
- 공사대금이 전액 계좌로 지급되었는가, 지급 상대방이 시공사 사업자 계좌인가
- 제3자나 대리인을 거쳐 지급했다면, 그 사람이 시공사에 다시 보낸 기록을 확보할 수 있는가
- 시공사가 발급한 세금계산서와 계산서, 월별 기성 정산자료를 갖고 있는가
- 시공사가 폐업했거나 연락이 끊긴 상태는 아닌가, 현장소장 등 실무 담당자와 연결될 방법이 있는가
- 취득세 신고 당시 신고한 건물 취득가액과 양도세 신고 취득가액이 크게 어긋나지 않는가
- 가족에게 지분 일부를 증여한 적이 있다면 그때의 증여재산가액과 지금의 취득가액이 서로 모순되지 않는가
- 추가공사나 설계변경이 있었다면 그 사실을 보여주는 건축물대장, 허가 변경, 공사 사진 등이 남아 있는가
- 세무조사 통지를 받은 상태라면, 조사 종결 전에 제출할 자료를 정리해 두었는가
정리
이 결정의 의미는 적격증빙이 없다는 한 줄로 취득가액을 통째로 부인할 수는 없다는 점을 확인한 데 있습니다. 심판원은 도급계약서에 남은 대리인 기재, 설계변경이라는 객관적 사실, 시공사 정산자료의 금액과 날짜가 청구인의 계좌 출금 기록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는 점을 하나로 엮어 자금 흐름의 개연성을 인정했습니다. 세금계산서라는 형식보다 사실과 사실이 서로 맞물리는지를 본 것입니다.
동시에 이 결정은 한계도 분명히 보여줍니다. 인정 한도는 계좌이체가 확인되는 기간과 금액으로 묶였고, 현금 지급분은 그 밖에 남았으며, 최종 결론은 재조사에 맡겨졌습니다. 만약 시공사의 정산자료가 남아 있지 않았다면 청구인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을 것입니다. 결국 신축 건물의 양도세는 공사 당시에 이미 절반 이상이 결정된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지금 신축을 준비하고 있거나 공사가 진행 중이라면 계약서와 정산서, 계좌 지급 흐름을 세무 관점에서 한 번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이미 양도했고 취득가액을 부인당한 상태라면, 남아 있는 자료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어떻게 구성할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어떤 자료가 결정적인지는 사안마다 다르므로 조사 단계에서 미리 점검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출처 · 조세심판원 조심 2025중4374 (2026.5.27. 의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공공데이터 기반
관련 법령 · 소득세법 제97조, 제160조의2, 소득세법 시행령 제67조, 제89조, 제163조,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4조
본 글은 공개된 조세심판원 결정례를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결정문의 금액은 원문에서 비공개 처리되어 있어 구체적인 액수는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와 증빙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판단은 반드시 세무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상담 결과나 절세 효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세무 광고)